“국내 쓸만한 물건 없다”…증권업계, 반년간 해외 부동산 4조5천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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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쓸만한 물건 없다”…증권업계, 반년간 해외 부동산 4조5천억 투자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6.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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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국내 시장 가격 경쟁력 갖춘 부동산 찾기 힘들어”
주요 증권사 올해 들어 해외 부동산 투자 금액만 4조5천억원…부동산 펀드도 매년 24%씩 급증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중인 증권사 IB…부동산 대체투자 중심에서 인프라·신성장 등으로 확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시장에서 투자처 발굴에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이 유럽 등 해외지역 부동산 발굴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올해 들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5개사가 투자한 유럽지역 부동산 규모는 총 4조5470억원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증권은 최근 프랑스 파리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단지를 약 9200억원을 투자했다.

이 단지는 프랑스 파리 북서부 외곽 뇌이쉬르센(Neuilly-sur-Seine)지역에 연면적 4만4000㎡규모의 오피스 빌딩과 강당 휴게시설 등 부대시설을 비롯해, 2만㎡에 달하는 녹지 공원으로 구성됐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빌딩 매입가는 약 1조830억원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 100% 자회사인 아문디 이모밀리에가 참여한 이번 거래는 미래에셋대우·아문디가 공동 투자한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0월 독일 쾰른 독일 연방정부 건물 지분을 150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4월 프랑스 파리 부도심인 라데팡스 지역에 위치한 ‘투어유럽’ 빌딩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3700억원이다. 현지 대출을 제외한 실제 투입되는 자금은 약 17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WWG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로 프랑스전력공사 입주 건물에 제공된 중순위 대출을 인수한다. 규모는 약 685억원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유럽 부동산 발굴에 나선 것은 국내 시장에서 마땅한 물건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체투자 관련 한 대표이사는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처럼 저평가 된 가치를 지닌 부동산 찾기가 힘들다”며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물건도 많고,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면 마땅히 자금을 쏟을 만한 물건 찾기가 어려운 상황. 반면 해외의 경우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물건이 많아 증권사들이 해외 상업용 오피스 빌딩에 주목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보단 해외시장이 국내 증권사들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최근 국내 증권사의 해외투자 유형을 살펴보면 부동산 중심에서 사회간접투자(SOC)와 신성장기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EPIC NGL 파이프라인 인수금융 7000억원, 텍사스 가스복합발전소 선순위 대출 800억원, 호주 석탄선적터미널 채권 2700억원을 인수했다. NH투자증권도 미국 나일스 복합발전사업 대출에 2억 달러를 투입했고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정유회사인 EIF밴훅에퀴티홀딩스에 17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진행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려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3450억원를 투자했다.

업계에서 대체투자가 신규 수익원의 한 축으로 자리하면서 펀드 상품에서도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펀드의 점유율을 꾸준히 상승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운용자산별 보면 증권형·MMF(머니마켓펀드) 등 전통 자산 유형은 감소한 반면 부동산·특별자산 등 대체투자와 혼합자산은 급증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4년 사이 수탁고가 30조원에서 76조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시장내 비중은 7.9%에서 13.7%로 5.8%포인트 커졌다. 금감원은 “부동산펀드는 2014년 이후 매년 평균 26%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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