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두 번째 현장실사도 ‘실패’…결국 기간 연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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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두 번째 현장실사도 ‘실패’…결국 기간 연장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6.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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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기한까지 D-3…지난 3일에 이어 12일도 노조 반발로 불발
조용철 현대중공업 부사장 “반드시 현장실사 진행하겠다” 강조
문서실사 등으로 생략하기보다는 기간 연장 가능성에 무게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12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만남이 불발된 뒤 철수하기 위해 간담회 장소인 경남 거제시 애드미럴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12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만남이 불발된 뒤 철수하기 위해 간담회 장소인 경남 거제시 애드미럴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대로 현장실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사 기한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조가 여전히 면담을 거부하고 있어 실사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나온다.

1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산업은행 등 10명 가량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이날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를 찾았다. 지난 3일 실사를 시도하다 노조 반발로 물러난 지 10일 만이다.

실사단은 대우조선 임원진, 산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인근 호텔에서 4자 간담회를 하자고 노조에 제안했지만, 노조가 거절하면서 만남은 불발됐다.

실사단은 결국, 호텔에서 박두선 옥포조선소장, 최용석 지원본부장 등 대우조선 경영진과 간담회만 하고 정오를 조금 넘겨 철수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기간을 지난 3일부터 2주로 정했다. 예정대로라면 현장실사는 오는 14일 끝난다. 그러나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시민단체 등이 지난 3일부터 정문 등 옥포조선소 출입구 6곳을 24시간 막으면서 현장 실사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노조 측은 대우조선 인수 철회 조건이 아니면 실사단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실사 저지 투쟁은 매각저지 투쟁 승리의 전환점이며 기필코 막아야 한다”며 “산업은행과 정부, 현대중에 대한 분노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매각 투쟁 승리를 바라는 간절함과 실천하는 투쟁으로 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8년에도 회사의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막은 적이 있다. 당시 한화그룹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지만, 노조의 반발로 현장실사 기한을 넘기며 결국 2009년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장 실사를 생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현장실사가 반드시 필요한 법적절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장실사가 법적절차가 아닌 만큼, 문서실사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현장실사를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를 반드시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생략보다는 기간 연장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이날 옥포조선소를 찾은 조용철 현대중공업 부사장(CFO·최고재무관리자)는 현장실사를 건너뛴 실사 종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산업은행과 실사를 계속 협의하겠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종결될 때까지 반드시 실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실사 기간이 연장될수록 M&A 역시 늦어진다는 점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M&A 작업이 늦어질수록 양사의 경쟁력 제고와 영업활동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기간 연장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현장실사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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