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8단지 재건축 현장, 노노갈등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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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8단지 재건축 현장, 노노갈등 극심
  • 최진 기자
  • 승인 2019.05.29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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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한국노총 근로자 추가 투입에 현장 점거
"노노 갈등, 건설시장 이미지·동력 상실하는 행위"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 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 주변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소속 조합원들의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 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 주변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소속 조합원들의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진 기자]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시공하고 있는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8단지 재건축) 현장이 양대 노조간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와 개포8단지 재건축 건설현장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현장은 지난 27일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양 노총은 지난달 23일부터 소속 조합원 고용을 촉구하며 대치해 왔다. 그러다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 A씨가 27일 새벽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현장에는 골조, 철근·콘크리트 등 공정별로 전문공사를 수행하는 업체와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이 투입된다. 업체와 근로자는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만, 최근 건설 일자리가 줄면서 대규모 건설현장에서는 양대 노총이 조직적으로 계약을 맺기 위해 교섭에 나서고 있다.

개포8단지에서는 골조 공정에 추가 고용이 일어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15명이 먼저 투입된 상황에서,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 40여명이 추가로 투입되자 민주노총이 현장 출입구를 봉쇄한 것이다. 지난 9일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진입을 막아 300여명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13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육길수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사무처장은 “민주노총 소속 인원이 먼저 투이된 이후 한국노총 40명이 투입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갈등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공정에 필요한 추가인력 투입을 민주노총이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노총의 대립으로 공사가 중단되자 건설사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인근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칠 뿐만 아니라 노노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지만 이렇다할 조취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사 지연이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분양 일정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배상운 대한건설협회 기술정책실 부장은 “건설 경기가 위축된 상황은 노동자뿐 아니라, 건설업체와 시장 전체가 마찬가지”라면서 “같이 어려운 처지인데, 과격현상이 발생해서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모두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 대치상황은 건설업자뿐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면서 “결과적으로는 건설산업 전반의 이미지 실추와 성장 동력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에 따르면 개포8단지뿐 아니라, 현재 평택이나 지방 건설현장에서도 일감을 두고 양 노총간 대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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