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노브랜드’ 빈자리 채우려 안간힘… 점주불만·업계우려 여전
상태바
이마트24 ‘노브랜드’ 빈자리 채우려 안간힘… 점주불만·업계우려 여전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5.27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마트24 PB상품 ‘아임e’ 인지도 떨어지자 ‘민생시리즈’로 선회 판매 나서
경쟁사 편의점 PB상품 대비 40~50%이상 저렴…마진율 현저히 낮아
이마트24 스타필드 코엑스몰 2호점. 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 스타필드 코엑스몰 2호점. 사진=이마트24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편의점 이마트24가 타 편의점과의 경쟁성을 제고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체브랜드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석연치 않은 반응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사 배부르기에 급급하다는 시선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자체브랜드 상품(PB)인 ‘노브랜드’를 철수하면서 해당 빈자리를 채우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신규 PB브랜드 ‘아임e’를 론칭했고, 최근에는 초저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민생 시리즈’를 확대해 선보이고 있다. 민생시리즈는 아임e를 구성하는 일부 상품에 속한다.

그러나 이마트24는 '아임e'의 브랜드력이 약한 데다 '노브랜드'를 믿고 이마트24를 선택했던 가맹점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아임e라는 이름을 대신해 ‘민생시리즈’ 출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앞서 이마트24는 편의점에서 PB상품 노브랜드를 빼는 대신 노브랜드 전문점과 대형마트 이마트에 노브랜드 PB상품을 구성, 판매해 편의점 점주들의 원성을 샀다.

실제로 이마트24는 민생 시리즈를 새로운 경쟁력이자 대안으로 보고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민생도시락김'을 시작으로 17일 '민생라면컵'과 '민생황사마스크'를 순차적으로 내놓았고, 앞서 지난해 10월 말에는 민생시리즈 첫 상품으로 라면 1봉지당 550원에서 390원으로 가격을 인하해 선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4월 매출을 기준으로 민생시리즈 즉석밥은 전년대비 25% 증가했고 도시락김은 전년대비 약 20%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민생시리즈는 이마트24를 대표하는 통합 PB 브랜드 ‘아임e’를 구성하는 차별화 상품이다”며 “이마트24가 민생상품을 개발한 것은 편의점이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신규 고객 창출 등을 통한 가맹점 매출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상품경쟁력 확보, 경영주 수익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노브랜드 상품은 1~2인 가구가 주고객인 편의점 업태와 맞지 않은 상품이 대부분이었고,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상품을 취급할 당시 노브랜드 매출 구성비는 3% 미만밖에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문제는 이마트24 본사와 점주들의 입장차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와의 연계성이 강점이던 이마트24가 노브랜드 대신 생소한 이름의 PB를 내세우면서 이미 탄탄한 인지도를 쌓은 CU·GS25·세븐일레븐 PB와 경쟁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점주들은 노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갈등이 점화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점주들이 못마땅한 이유에는 민생시리즈가 지나치게 저렴한 탓에 마진률이 적어 미끼상품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에 있다. 이를 배경으로 점주들은 이마트 본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민생시리즈는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 대비 40~5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돼 있는데 ‘민생도시락김’은 200원(16봉 3180원), ‘민생라면컵(80g)’은 580원, ‘민생황사마스크’는 470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며 점주들은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24는 수익의 20~50%를 가맹본부가 로열티로 가져가는 경쟁사 편의점과 달리 월회비와 물류마진을 통해 남겨먹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타 편의점의 경우 수익 구조가 매출에 따라 점주와 배분하도록 돼 있는 구조인 만큼 점포별 매출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만, 이마트24는 일정금액의 월회비만 걷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점포 매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신라면큰사발(1200원 가량)에 편의점 평균 마진율이 30% 가량이라고 봤을때 345원이 점주님에게 남는 구조인 반면에, 민생컵라면(580원)의 경우 같은 마진율이라고 하면 174원 남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PB상품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제조비와 유통비 등은 낮출 수 없기 때문에 일반 제조사 상품만큼 맞출 수 없을 것이다. 점주들이 마진율은 본사가 가져가는 돈과 상관이 없기 때문에 마진율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고 출점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주장에 이마트24 측은 즉각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마트24는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미끼 상품은 말 그대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민생상품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며 “(저렴하기 때문에) 민생상품을 구매하러 이마트24에 방문한 고객의 연관 상품 구매율도 높일 수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이마트24가 타사와 사업구조가 다르다고 해서 월회비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경쟁사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본사와 가맹점은 파트너 관계이고, 타사와 마찬가지로 영업관리자가 점포 매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오르면 발주량이 증가하고, 이는 본사 이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라면큰사발(1200원 가량)을 예로 들었을 때, 타편의점의 경우 일반적으로 345원을 본사와 경영주가 3대7로 나누는 구조다. 따라서 경영주의 수익은 345원의 70%인 240원대로 보는 것이 맞다”며 “반면 이마트24는 월회비를 제외한 100%가 경영주 수익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