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반(反)중 전선 본격화...한국 외교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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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반(反)중 전선 본격화...한국 외교 시험대 올라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5.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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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사드사태 우려...한일 갈등에도 영향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의 골프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카트를 직접 운전해 트럼프 대통령 등 일행과 이동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의 골프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카트를 직접 운전해 트럼프 대통령 등 일행과 이동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문제를 고리로 본격적인 반(反)중국 전선 구축에 나섰다. 일본은 이미 민관이 일치해 반중 전선에 가담했고,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이 속속 가세, 한국에 대한 동참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한국은 또다시 외교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한국이 반중 전선에 합류할 경우 과거 사드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도움을 얻기도 쉽지 않게 된다. 강제 징용 등 한일 간 갈등 사안에서 미국이 한국의 양보를 강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중 전선은 외교를 담당하는 미 국무부가 나서면서 표면화 되고 있다. 미국시간 23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NBC방송에 나와 화웨이를 향해 “중국 정부와 일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거짓 진술”이라며 “화웨이 CEO는 적어도 미국민이나 세계에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의 우방국들에게 왜 중국 화웨이 기술을 쓰는 것이 자국 개인정보와 국가안보에 위험한지 설명하고 있다”며 “(통신)시스템에는 법치주의, 재산권 보호, 투명성, 공개성과 같은 서방의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한다. 권위주의적 공산당 정권의 원칙에 기반한 시스템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화웨이 장비사용을 중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실제 일본과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반중 전선에 합류하고 있다. 26일 니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이동통신사의 화웨이 스마트폰 발매 연기, 파나소닉의 거래 중단 선언에 이어 아마존 재팬도 화웨이의 신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영국에서는 현지 이통사들의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 중단에 더해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화웨이와의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동참 압력도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한국도 협력해야 하느냐’는 국내 언론의 질의에 “모든 국가가 협조해야 한다”며 사실상 한국의 동참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도 대변인 브리핑에서 “미국 측은 5G 장비 보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우리도 이런 입장을 잘 알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 이슈에 대해 지속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의 동참 압박을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의 압박은 아직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곧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유력한 시점이다. 한미정상회담 한국의 반중 전선 참여가 공론화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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