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신기술 냉전, 깊어지는 골…추가 제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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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신기술 냉전, 깊어지는 골…추가 제재 전망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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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시장비・드론・AI・로봇공학 등 첨단분야 제재 검토
중국도 희토류 수출 제재로 맞불, 내수 시장서 버티기 전략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국이 사실상 중국과의 무역협상 결렬에 따른 조치로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으로 지정한 가운데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추가적인 제재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거래제한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유럽, 일본 등의 기업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거래를 중단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

인텔, 퀄컴, 자이링스, 등 미국 내 화웨이 협력업체 30곳이 화웨이에 부품 공급 중단을 밝힌 가운데,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칩과 모뎀들은 대부분 ARM 라이선스를 기본으로 설계됐고, ARM의 반도체 설계 디자인에는 미국의 원천기술이 다수 반영돼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업체들이 서버용 칩, 스마트폰 프로세서, 모뎁 칩, 통신장비용 칩 등 각종 핵심 부품의 화웨이 공급을 중단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운영하는 구글과 유통업체인 아마존도 미국 정부 방침을 준수하기로 했다.

독일의 반도체 업체들 역시 일부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일본의 파나소닉과 도시바는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방침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국가안보 위협 명분과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폐쇄회로(CCTV)와 드론 등 감시장비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부품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범위를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들의 목록인 ‘기술 수출 제한 목록’을 새로운 규정을 통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번 제재 범위 확대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3D프린팅 등 각종 차세대 기술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제재는 미국 내에서 여당과 야당 관계없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CCTV와 드론 등 감시장비 쪽은 이미 구체적 방안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 영상 감시장비 제조업체인 중국 ‘하이크비전’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이크비전 외에도 다화 등 총 5개 업체에대한 제재 논의가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드론에 대한 제재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중국산 드론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중국 DJI가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기술 이전과 관련된 광범위한 제재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은 핵심 광물인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보잉사에 대한 중국 항공사들의  B737MAX에 대한 납기 지연 등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최악에 이를 경우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핵심 광물과 모바일 OS 소프트웨어 등으로부터 독립에 성공할 지에 대한 가능성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웨이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독자적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역시 자체 희토류 생산이 가능한 만큼 광물 자원 독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OS는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개발이 쉽지 않다. 특히 소프트웨어 등 ‘서드파티’와의 호환성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개발이 쉽지 않다.

미국의 희토류 독립도 마찬가지다. 생산과정에서의 원가 및 대기오염 발생 문제와 생산설비를 갖추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무시하기 어렵다.

전 세계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추려는 중국과 선점하고 있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추격당하지 않으려는 미국과의 신기술 냉전의 결과는 당분간 예측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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