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내부갈등’ 임단협 부결…멀고 먼 경영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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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내부갈등’ 임단협 부결…멀고 먼 경영정상화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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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장기화 땐 XM3 배정 등 후속물량 확보에 불리
협력업체 도산 위기, 물량 15~40% 감소…지역경제 파탄
내부간 소통 부족, 기업노조 찬성 불구 영업지부서 반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차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부 소통 부재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임금 및 단체협상이 부결되면서 기대를 모았던 경영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노사 간 11개월 만에 도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놓고 2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결과 51.8%의 반대표를 얻어 최종 부결됐다.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조합원 규모가 가장 많은 기업노조가 52.2%로 찬성표가 많았지만, 영업지부에서 반대표가 65.6%로 높게 나와 투표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은 내부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부산공장의 기업노조 조합원들은 그동안 파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집행부와 교감이 이뤄졌던 반면, 영업지부는 소통이 부족했다.

협상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었던 기업노조와 그렇지 못한 영업지부의 결과가 이번 투표에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결국 르노삼성차 노사는 새로운 협상안을 만들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로 르노삼성차의 경영정상화도 늦어질 전망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 가동을 위한 신차 배정과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신차 출시 지연과 11개월 동안 60여차례 이어진 부분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인한 위상 제고도 필요하다. 경쟁사인 한국지엠 역시 군산공장 폐쇄와 법인분리 등에 따른 한국 철수설 등으로 땅에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 재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차 역시 빠른 경영정상화와 브랜드 이미지 위상 제고가 속히 필요한 시기이지만, 노사 합의 결렬로 반등의 시기가 늦어졌다.

지역경제가 받는 고통 해소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이번 잠정합의안이 결렬됨에 따라 회복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부산지역 르노삼성 협력업체들은 지속된 부분파업으로 15~40%에 이르는 납품 물량 감소에 시달렸다.

특히 올해 9월로 종료되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후속물량을 확보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XM3의 수출용 신차 배정을 위해 르노 본사에 노사화합을 통한 생산의 안정성을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었지만 이 역시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르노그룹은 당초 올해 3월 초까지 XM3 신차의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의 노사 임단협 합의가 길어지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 르노 본사에서 준 기회를 스스로 발로 차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빠른 재협상에 대한 기대도 있다. 지난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가 재협상에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2일 긴급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사측과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재협상 타결이 늦어질 경우 신차 배정 가능성이 줄어들고 지역경제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노조원 수가 많은 기업노조의 찬성률이 높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노조의 반대로 인해 잠정합의안 타결에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르노삼성차 사측은 재협상안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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