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보사 실사 위해 대규모 조사단 美 파견… 결과에 관심 집중
상태바
식약처, 인보사 실사 위해 대규모 조사단 美 파견… 결과에 관심 집중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5.20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례없는 10명 파견… 사태 ‘심각성’ 간접적 증명
코오롱티슈진·세포주제조소·세포은행 보관소 방문
종합적 판단 토대, 다음 주 ‘허가취소’ 등 처분 결정
식약처가 10명의 대규모 조사단을 꾸려 인보사 관련 미국 현지 검증에 돌입했다. 사진= 코오롱생명과학.
식약처가 10명의 대규모 조사단을 꾸려 인보사 관련 미국 현지 검증에 돌입했다. 사진= 코오롱생명과학.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식약처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현지 검증에 돌입했다. 다음 주로 예정 된 최종 발표에서 인보사의 운명이 결정지어질 전망이다.

20일 식약처에 따르면 10명으로 구성된 식약처 미국 실사단이 지난 19일 한국을 떠나 6일간의 일정으로 현지 확인에 나섰다. 조사단은 26일 귀국한다.

식약처는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을 장기간 일정으로 파견해 인보사 사태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그동안 식약처는 2인 1조로 구성해 짧은 기간 동안 해외 실사만을 진행해 왔다. 식약처가 대규모 조사단을 꾸린 배경은 제대로 검증을 해야만 책임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단은 오는 20일(현지시각)부터 본격적인 인보사 성분 변경 조사에 착수한다. 먼저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를 실사한 다음 우시(제조용세포주 제조소)와 피셔(세포은행 보관소)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현지에서 인보사 주성분인 연골유래연골세포(2액)가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로 바뀐 시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일부 성분이 개발 도중 바뀐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신장세포가 사용됐다는 회사 측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한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현지 실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자체 시험검사 결과와 미국 현지실사·코오롱티슈진이 성분 변경을 인지한 시점·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요청한 인보사 미국 임상3상 중지 요구·코오롱의 소명자료 등을 검토해 행정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허가취소’ 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취소 등 행정 처분은 종합적 판단 결과를 보고 결정한다. 다음 주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04년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세포 특성 분석 결과를 근거로 15년 동안 유래를 “잘못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체 과정에서 동일한 세포를 사용했으므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더 커진 상태다.

한편 인보사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20일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00여명은 이번 주 중 회사 및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이 법률 사무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늦어도 오는 24일까지 회사와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검찰 고소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소액주주는 작년 말 현재 5만9445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451만6813주(지분율 36.66%)에 이른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 제조·판매가 중단되기 직전 1556억원에서 이달 17일 현재 492억원으로 1064억원(68.36%)이나 감소했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3월 말 현재 2만5230명, 지분율 59.23%)들의 주가 하락분을 합하면 인보사 사태로 인한 양사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 손실액은 총 4102억원에 이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