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헐값 인수한 KG그룹…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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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헐값 인수한 KG그룹…남은 과제는?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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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부인천스틸만 1조원 평가, 현재는 3600억원에 통매각
KG그룹 인수 후 추가 투자 등 검토, 내부선 TF팀 구성해 방안 논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동부제철이 2014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5년만에 새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은 KG그룹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동부제철 지분 72%를 3600억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동부제철 인수대금은 KG이니시스와 KG이티에스, KG올앳 등 KG그룹이 전략적투자자(SI)로 2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1600억원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가 재무적투자자(FI)로 담당한다.

이번 채권단의 동부제철 매각은 매각 대금에서 채권단과 인수자가 차이를 보이며 시간이 길어졌다. 채권단은 5000억원 정도를 원했지만, KG그룹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을 원해 시각차가 컸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KG그룹이 상당히 적은 액수에 인수했다고 평가한다. 2조원이 넘는 부채가 있지만, 채권단이 이자율을 2%대로 낮춰주는 등 상당한 배려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2014년에 동부인천스틸만 1조원에 매각하려 했던 사례가 있다. 채권단은 2014년에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100% 자회사인 동부인천스틸로 물적분할했다.

분할 당시 동부인천스틸의 자산은 9856억원, 부채 4198억원 수준이었는데, 산업은행이 포스코와 손잡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후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려 했다.

이때 동부인천스틸의 인수가격은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가 SPC에 참여하면서 2000억~3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포스코는 실사 후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당시 산업은행은 동부인천스틸의 부지가격만 7000억원 정도를 책정하며 1조원 매각을 예상했다. 포스코 이후에도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에 상당한 금액으로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국 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은 패키지로 3600억원 수준에 KG그룹에 넘어가게 됐다. 5년이 지나면서 동부제철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 셈이다.

산업은행은 반드시 매각이 성사돼야 하는 입장이다. 2014년 이후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올해 워크아웃을 연장했는데, 더 이상 연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연장된 워크아웃 3년이 지나면 회사를 청산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는 만큼, 이번 협상이 절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KG그룹 인수 후 동부제철 운영방안도 과제다. 우선 동부인천스틸에 대한 M&A가 거론된다. 이를 위해 동부인천스틸의 주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인가가 필요하다.

인천공장 부지 매각도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실제 동부인천스틸 내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TF팀을 구성해 컬러강판 설비의 당진 이전 검토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관건은 KG그룹의 추가 투자 여부다. 인천공장 부지의 공시가격은 총 2433억6811만원(2018년 기준)인데, 실제 거래가격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지를 매각하고 신설비를 당진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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