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대세, 국내는 수소 경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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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대세, 국내는 수소 경제 ‘올인’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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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40년까지 수소전기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 구축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 수소전기차 구축에 더 적합
현대차 코나 EV.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코나 EV. 사진=현대차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덩달아 주가가 치솟고 있다.

자동차 신규 수요가 정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비호 아래 완성차 업체들에게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정부와 주요 완성차 업체가 모두 수소에 집중하고 있어 별다른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반은 매우 좋은 편이다. 포스코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이온 전지를 생산하고 있고, 국내 자동차 생산량도 연간 400만대 수준으로 상당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다소 늦은 편이다.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약 3만대 수준으로 이는 정부의 보조금 영향이 컸다.

문제는 정부와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가 수소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초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천명했다.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생산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발전용 연료전지는 15GW를 생산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자동차 역시 수소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친환경 자동차 전략은 기본적으로 ‘투 트랙’ 정책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현대차의 수직계열화 구조는 전기차보단 수소전기차에 적합한 구조다. 수소전기차가 기존 체계를 보다 더 잘 살릴 수 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에서 이미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은 배터리인 반면, 수소전기차의 핵심은 수소 연료전지모듈에 있다. 배터리와 수소 연료전지모듈이 내연기관의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동력원인 셈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구동모터와 배터리 시스템, 인버터와 컨버터 등 전력 변환장치, 어댑터에 해당하는 전기차 충전장치 등이 주요 골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수소전기차는 여기에 수소 연료전지모듈이 추가되는 구조다.

문제는 배터리의 사용량이다.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경우 전기 배터리 용량은 1.56kWh에 불과한데 38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코나 EV의 배터리 용량은 64.06kWh로 용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정부는 수소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2018년 1800여대에 불과한 수소승용차생산량을 2022년 8만1000여대로 늘리고, 2040년까지 6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인프라 구축 중 하나인 수소충전소는 전국에 12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소가 전 세계 표준이 되지 못하면 자동차 업체도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의 투 트랙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전기차 수요에 대한 큰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국내를 기반으로 유럽과 북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이후 개방될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상당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현재 친환경 정책은 전기차 시장 확대보다는 다소 수소경제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해외에서 집안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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