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 허한주 선생 ‘가락국기’ 전문 필사 김해시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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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 허한주 선생 ‘가락국기’ 전문 필사 김해시 기증
  • 조재원 기자
  • 승인 2019.05.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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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1자 대작 역동적 굵은 필치로 가야 자부심 담아 
시, 도시디자인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 활용 계획 
사진왼쪽에서 두번째 허성곤 시장, 허한주 선생 순. (사진=김해시)
사진왼쪽에서 두번째 허성곤 시장, 허한주 선생 순. (사진=김해시)

[매일일보 조재원 기자] 김해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한학자인 벽암 허한주(88) 선생이 지난 10일 가야사 연구의 귀한 문헌인 ‘가락국기(駕洛國記)’ 전문을 담은 서예 작품을 시에 기증했다고 12일 밝혔다. 

벽암 선생은 한국미협 김해지부 고문, 경남원로작가회 부회장, 김해원로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는 지역 대표 예술가로 서예와 한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일구어온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올해 시승격 38주년 김해시민의 날(5월 10일) 행사에서 제23회 김해시 문화상을 수상한 벽암 선생은 행사 후 허성곤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해당 작품을 기증하며 “물실호기(勿失好機, 결코 잃을 수 없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가야사 복원에 미약하나마 붓의 힘을 보태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가로 35cm, 세로 135cm 크기 화선지에 장당 240~250여자가 빼곡하게 적힌 이 작품은 전체 16장 분량에 총 글자 수만 3961자에 이를 정도의 대작이다.

작품 완성까지 약 한 달 정도가 소요될 만큼 노령의 대가(大家)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쓴 흔적이 역력하다. 평소 구양순체를 골조로 한 역동적이고 선 굵은 필치가 특징인 벽암 특유의 서체가 오롯이 녹아 있어 서예의 맛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가락국기는 고려 문종 때 편찬된 가락국에 대한 역사서로서 완전한 내용은 전하지 않으나 삼국유사 제2권에 요약된 내용이 남아있어 가야사에 대한 문헌 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 김해 김씨 집안의 역사서인 숭선전지(崇善殿誌)의 첫머리에도 가락국기가 등장하는 등 오늘날 가락국의 왕조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높다. 

허 시장은 “가락국기는 가야사의 정통성을 입증하고 가야에 대한 김해의 종주권을 드러내는 귀한 문헌 사료이기에 허한주 선생의 이번 작품 기증은 대단히 뜻깊다”며 “지역의 대표적인 원로 예술가이신 허한주 선생의 붓 끝에 밴 가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보다 많은 시민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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