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으로 3선의 이인영 의원이 당선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다.
민주당은 8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진행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 125명이 투표해 이인영 의원이 54표, 김태년 의원이 37표를 얻어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노웅래 의원은 34표를 얻어 3표차로 3위를 기록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위와 2위 득표자 간의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가 가려졌다. 이어진 결선투표에서는 이 의원이 과반수를 넘긴 76표, 김 의원이 49표를 얻었다. ‘친문’(친문재인), ‘실세’로 통하는 김태년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 삼수생’ 노웅래 의원을 꺾고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이 의원은 앞서 정견 발표에서 변화와 통합을 강조하며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총선 승리가 지상 최대의 명령인 시간”이라며 “변화와 통합의 길로 나가야만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했다. 그는 “저부터 변화를 결단한다. 제 안의 낡은 관념,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며 “발끝까지도 바꾸려고 하는데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 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선출 직후 당선인사에서는 “우리 당이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헌신하겠다”며 “앞 세분 원내대표의 지혜를 경청하고 우상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의 말을 듣고 반드시 골을 넣을 수 있는 과정 되도록 지혜를 구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서울 구로갑 지역구의 3선 국회의원이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당내 ‘86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 의원은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 차원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이후, 18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이 의원은 뚝심이 있고 소신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강성 운동권의 이미지가 약점으로도 꼽힌다. 이에 선거과정에서 이미지 탈피를 선언하며 흰 머리를 검게 염색하는 등 의원들과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이 변해야 한다는 이 의원의 메시지가 당내에서 공감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치열했던 원내 사령탑 경쟁을 뚫었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에 반발해 장외로 뛰쳐나간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이끌어내야 하며,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도 처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