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라이벌戰⑤] “소비자 이탈을 막아라”…이마트vs롯데마트 불 붙은 콘셉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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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라이벌戰⑤] “소비자 이탈을 막아라”…이마트vs롯데마트 불 붙은 콘셉트 전쟁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5.0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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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점제한‧온라인 시장 등에 밀려 특화 매장으로 변신
지속적으로 소비자 끌어당기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에 박차
(왼쪽) 이마트 그로서란트 pk마트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마트 그로서란트 칠성점. 사진=각 사 제공
(왼쪽) 이마트 그로서란트 pk마트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마트 그로서란트 칠성점.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대형마트들이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소비침체, 오프라인 출점제한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장 등 거듭되는 악재 속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자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다양한 콘셉트를 입힌 미래형 종합 쇼핑공간을 통해 정체돼있는 대형마트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신규 출점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해 이마트는 대형마트 형태로는 점포를 한 개도 새로 내지 않았다. 2016년 6월 김해점 오픈 이후 30개월 만에 지난해 말 의왕점이 문을 연 것이 전부다. 향후 출점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3사중 유일하게 올해 신규 점포를 개설했다. 그러나 롯데마트 역시 지난 1월 이천점 한 개 출점하는데 그쳤다. 전체 점포수로는 이마트 143개, 롯데마트 125개로 집계된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를 ‘전문점’으로 탈바꿈 시키는 전략을 앞세워 생존하기에 나섰다. 최근 급속한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유통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에 대한 자구책이다. 온라인으로의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소비자가 즐겁게 체험하고 갈 수 있는 공간 제공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만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매출 역시 견인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1조8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늘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쇼핑 채널인 수퍼마켓·잡화점 46조430억원, 대형마트 33조4541억원, 백화점 29조9852억원의 판매액을 압도했다. 이마트는 작년 개별기준 14조9242억원의 매출과 48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36%나 급감한 금액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3.28%로 같은 기간 1.13%포인트 떨어졌다. 롯데쇼핑은 2018년 할인점부문에서 연결기준 매출 7조1920억원을 냈다. 2017년보다 5.8%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 2010년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매장을 연 뒤 다양한 테마를 입힌 전문점을 속속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자체브랜드(PB)전문점인 노브랜드 등 특정 상품군에 집중하거나 다양한 테마 적용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 △만물상 잡화점 콘셉트의 삐에로쇼핑 △반려동물 전문 매장인 몰리스 펫샵 △화장품 전문 브랜드인 스토브릭·센텐스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그로서란트 PK마켓 등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진화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식자재를 전문 셰프가 현장에서 직접 요리해주는 그로서란트 매장이다. 또 △침구류 전문점 룸바이홈(RoomXHome) △완구 전문점 토이박스(Toybox) △잡화매장 잇스트리트 △속옷 전문 매장 보나핏 등 롯데마트의 대표 특화매장도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쇼핑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1월 초 오픈한 롯데마트 이천점에서는 종이 가격표 대신 QR코드가 표시된 '전자가격표시기' 등 차세대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매장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출점 제한에 걸린 대형마트들이 전문화매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변화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이다.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배송이지만, 오프라인 사업의 경우 상품력·식음 등 편의시설 및 체류시간증대가 관건으로 뽑히기 때문이다. 초저가 대결로 인한 파멸보다는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의 급속한 성장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만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2020년 세계 전체 소비를 이끌어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도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하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화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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