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협하는 ‘멜라민’ 제사상까지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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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협하는 ‘멜라민’ 제사상까지 휩쓸어
  • 김시울 기자
  • 승인 2008.11.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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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컵라면 사용 달걀분말서 검출…제수용품으로 쓰이는 젤리류서도 나와

먹거리 불안에 소비자도 제조업체도 고민 깊어져
정부 차원 밥상개선안 멜라민 위협 막을 수 있나

[매일일보= 김시울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멜라민 파동’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중국산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공포는 제과제품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더니, 최근 달걀분말 등 알 가공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알 가공품은 올 들어 621.7t이 수입됐는데 대부분 시중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 상황이 심각하다. 여기에 중국산 멜라민 팽창제로 제조된 과자 반가공품을 원료로 생산된 과자가 제수용품으로도 판매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식품회사들도 멜라민 파동 이후 시중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멜라민 분유’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멜라민 달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중국 랴오닝, 산시, 후베이 성 등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멜라민 달걀이 판매된 중국 대륙의 대도시들은 물론 홍콩까지 발칵 뒤집혔다.

저장 성 항저우 시 위생 당국은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는 20여개 달걀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산시성 창즈 시 녹색생물발전센터가 생산한 달걀에서 1㎏당 3.5㎎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랴오닝성 다롄 시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멜라민 함유 사실을 확인한 홍콩 식품안전센터도 후베이성 궁안 현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기준치인 2.5㎎ 보다 많은 3.1㎎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확인된 멜라민 달걀은 3개성 4개 공장 달걀로 확산됐다. 달걀에 멜라민 성분이 나오는 것은 사료 업체들이 제조과정에서 멜라민을 첨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방일보는 “동물 사료 제조과정에서 멜라민 첨가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홍콩 전문가들도 사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화학공장에서 쓰레기처럼 처리되는 멜라민 찌꺼기를 중간공급상들이 ‘단백질정’으로 둔갑시켜 사료공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멜라민 댤걀’ 중국 이어 한국까지 불똥

중국산 달걀의 안전성 문제는 앞서 우리나라 정부 당국이 중국산 달걀 분말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이미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시중에서 수거해 정밀 검사한 중국산 알 가공품 9개 가운데 5개에서 0.1∼4.0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은 ‘대련 하노버 식품’과 ‘대련 그린스노우 알 제품 개발’에서 만든 것으로 달걀분말, 노른자 가루, 흰자 가루, 액상 노른자, 오리 알 노른자 가루 등이다.

이 제품들은 지난 4월17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달걀분말은 제과, 제빵의 원료로 쓰이거나 라면의 경우는 컵라면에 사용된다.

달걀분말의 멜라민 검출 소식이 가라앉기도 전, 또다시 중국산 멜라민 팽창제로 제조된 과자 반가공품을 원료로 생산된 과자가 제수용품으로 판매된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산 탄산수소암모늄을 사용한 제품 27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과자 반제품 ‘하스피’ 1건에서 멜라민 18.1ppm이 검출됐다고 지난 29일 발표했다.

멜라민이 검출된 하스피는 국내 화성제과공사가 중국 업체(Hebeilangfang Aolifa Grip)로부터 수입한 반(半)제품으로 국내에서 과자 3종의 원료로 사용됐다.

멜라민 반제품이 사용된 완제품 과자는 화성제과공사가 제조한 ‘킹구하스’ ‘종합킹제리’ ‘백색킹하스’ 등이다. 이 제품들은 주로 제수용으로 쓰이는 젤리류다.

식약청은 이들 3개 제품 전량(유통기한 2009.2.21-2009.10.26)에 대해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긴급 회수명령을 내렸다.

정부, 멜라민 등 유해물질 별도 관리 나서

앞서 20일 식약청은 과자 팽창제로 쓰이는 중국산 탄산수소암모늄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며 문제의 팽창제가 사용된 제품을 대상으로 수거검사를 진행해 그 가운데 반제품 하스피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식약청은 밝혔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은 과자류와 커피크림 등 중국산 식품 11개와 중국산 건빵 팽창제 탄산수소암모늄, 뉴질랜드산 분유 원료 락토페린 등 총 13개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영세 식품업체들이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중국산 재료들을 계속 수입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또 다른 제품에서 추가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편 멜라민 파동으로 국민들의 먹거리 불신이 높아지자 정부는 앞으로 멜라민을 비롯한 모든 잠재적인 유해물질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별도 관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지난 31일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첫 회의를 열어 최근 멜라민 파동과 관련해 유해물질관리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책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가 멜라민과 같은 관리대상 유해물질이 아님에도 식품에 첨가돼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유해물질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정부 차원의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등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외국사례 및 자체 연구·검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안전기준을 설정하고 적극 알림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식품안전정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김시울 기자 <kseeul@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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