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면 ‘더 올리고’ 떨어지면 ‘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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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하면 ‘더 올리고’ 떨어지면 ‘덜 내린다’?
  • 황윤하 기자
  • 승인 2008.10.29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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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정유사 ‘담합-폭리’ 의혹 국감서도 ‘혼쭐’

[매일일보=황윤하 기자]

국제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름값의 일일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정유사들의 ‘담합-폭리’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더 올리고, 떨어지면 덜 내리는 정유사들의 ‘맘대로 가격 조정’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유사간 가격차가 최근 0.3원(0.02%)에 불과한 것은 담합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서부 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달 29일 배럴당 62.76달러로 지난 7월 147달러를 기록한 이후 55%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1948.72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 1627.81원으로 약 13% 떨어지는 데 그쳤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의 상승폭보다 가격을 더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국제 유가의 하락폭보다 적게 내리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정유사들을 비판했다.

정유사들은 이에 대해 고환율과 세금 문제 등 몇 가지 이유를 들어 가격인하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가 폭등한 2004년 국내 정유사 영업이익 4조4천억원 사상 최대 기록
고환율에도 수조원 영업이익 거두고 매출 4배 많은 일본과 이익은 비슷
조경태 민주당 의원 “작년 3월 원유가 비슷한 1476원대로 내려라” 지적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의 담합과 폭리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최근 18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24일 정무위의 국무총리실 국감에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급락했지만 주유소의 판매가격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관련해 조 의원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한다고 하는데 국제 유가가 폭등한 2004년도의 영업이익은 4조4318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3조4412억 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석유제품의 가격을 높게 유지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하면 영업이익 감소한다더니 “아니올시다”

고환율과 관련해서는 “2004년도 평균 환율이 1143원이었고, 2006년도 평균환율이 955원이었다”며 “정유사의 논리대로라면 고환율이었던 2004년도가 영업이익이 더 적게 나야 되는데 2004년도가 4조4412억 원이고, 2006년도가 약 2조9000억 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환율이 급등하면 환차손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며 이같은 주장을 반박한다.

 ▲ 국내 정유사들의 담합·폭리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조경태 의원.

조 의원은 또 정유사들이 세금 문제로 가격인하가 늦거나 적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사실 올 3월에 세금이 10% 내렸지만 휘발유는 75원정도 세금이 내렸고, 경유는 55원정도 내렸는데 지금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사의 폭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일본과 우리나라 정유사의 매출액이 약 4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2004년을 기준으로 하면 매출액은 일본이 약 226조 원, 우리나라가 약 50조 원이고, 영업이익은 놀랍게도 일본이 4조8800억 원, 우리나라가 4조4300억 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도입하는 나라들이 다르고 여기에 도입방식, 대금결제방식, 유통경로 등도 다른 데 10월 셋째 주에 SK에너지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6.3원이었고 GS칼텍스는 1706.7원이었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어떻게 0.3원, 0.02% 밖에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느냐”며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도 제기했다.

한편, 조 의원은 석유나 LPG 같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에너지 경우에는 원가를 공개해야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내 정유사들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고 있으며, 국민들과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세계 경제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극복 차원에서 정유사들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유 도입방식 다른데도 가격차는 0.02%… “담합의 정황증거”

이에 국무총리실 조중표 실장은 “담합 혐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폴사인제 폐지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백용호 공정위원장도 최근 서울이코노미스트 클럽 초청강연에서 “석유, 이동전화, 자동차, 의료, 사교육 등 5개 업종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했고, 빠른 시일 내에 담합과 관련해서 심의할 것”이라며 조사 방침을 시사했다.

지난해 2월, 공정위는 정유사 담합 의혹과 관련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4개 정유사들이 휘발유·경유·등유의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한 행위를 적발해 총 526억 원의 과징금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현재 국제 유가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發 경제 위기가 세계 경기 침체로 확산되면서 석유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24일 회담을 통해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하루 1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유가 하락세를 진정시키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 측은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다만 환율 불안으로 인해 하락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휘발유 가격이 1500원 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반면, 조 의원은 “더 내려가야 한다”며 “지난 해 3월 원유가가 지금 원유가하고 비슷한데 작년 휘발유 가격이 1476원이었으니까 약 220원에서 290원 정도는 더 내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윤하 기자 <bluesky2157@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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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elpxl 2008-10-31 01: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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