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만수 유임’ 유감 한 목소리
상태바
여·야 ‘강만수 유임’ 유감 한 목소리
  • 서태석 기자
  • 승인 2008.07.09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건국 60주년 기념행사 계획 및 민생대책 현안, 비정규직 파업동향과 노사문제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7차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린 가운데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윗옷을 벗고 있다.
정세균 “해임건의안 제출…대리경질 불가”
원혜영 “차관만 종아리 때리는 ‘만사강통’”
공성진 “대한민국 국민 도저히 이해 못해”

[매일일보닷컴] 환율정책 실패 논란으로 경질 가능성이 점쳐졌던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이 유임되자 여야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9일 정부의 개각 문제와 관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들과 협의를 통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당산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도대체 국민의 뜻을 받든 것인지, 안중에나 있었던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말 문제가 있는 경제팀을 경질해야 된다고 목이 터져라 외쳤고 그것이 국민들, 심지어는 한나라당의 주요한 분들까지 공감하는 내용인데 전혀 들은 체 하지 않은 개각이 참 안타깝다"며 "특히 강만수 장관은 환율정책을 잘못 시행한 것을 비롯한 구체적 실책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정책 기조 자체를 잘못 잡아서 우리 경제를 대단히 어렵게 만들었는데 차관을 대리 경질하는 사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찰청장, 방송통신위원장은 빨리 교체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앞서 8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과 관련, "만사형통이라는 말이 있는데 '만사강통'이라는 말도 새롭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는 상왕이 있다고 들었는데 왕자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왕자가 잘못하면 옆에 매를 맞는 아동을 데려다가 대신 종아리를 쳤다는데 장관 대신 차관이 종아리를 맞는 상황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분개각을 두고 "국민이 다 실망하셨을 것 같다. 저로서도 별로 말씀드릴 의욕조차 없다"며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라는 말이 참 실감난다"고 비난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워낙 내각을 많이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조금씩 바꾸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대통령께 충언을 드리는 게 부질없다는 것을 야당과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되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이 가장 경계해야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강만수 장관의 유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안일한 경제인식을 보여준 대표적 인사"라며 "차관을 대리 경질한 것은 강만수 장관을 살려보려는 졸렬한 술책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서 수석은 "기업과 시장에서도 한결같이 강만수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데 대통령만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만수 장관의 유임은 대통령의 경제포기선언"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9일 "민주정부 10년을 좌파정권이라고 매도했던 한나라당이 오히려 과거 70~80년대의 시장을 무시했던 모습,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대폭적인 경제팀 경질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개각은) 제대로 민심을 수습하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최근 개각과 관련해 "정책 기조가 바뀌면 그 기조를 잘 일궈내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책임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대리경질 논란 등에 대해 비판했다.

공 최고위원은 9일 BBS라디오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되고 최중경 제1차관이 경질된 것은 국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그는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물가 급등의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국민들은 경제팀의 개편을 바랬다"며 "최근 정책기조도 '747(연평균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 강국)에서 민생 및 물가 안정 주력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청와대도 경제 정책을 담당하던 수석비서관들이 모두 교체된 상태에서 내각을 대폭 개편했을 경우 대통령을 의중을 읽을 사람이 남지 않아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박계의 좌장인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도 청와대의 내각 개편안 발표와 관련, "이번 소폭 개각은 아쉬운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허 최고위원은 8일 오전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선거 때도 국민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대폭적인 인사쇄신이 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임에 대해 "경제가 매우 어렵지만, 경제라는 것은 몇 달만에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가 아니다. 강만수 경제팀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개각에서 제외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집권당의 지도부인데 일단 이해를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7차 당정협의회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를 해 줘야겠다”고 경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