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과몰입과 교육에 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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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과몰입과 교육에 관한 소고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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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최근 기자는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에 관한 4년간 조사 결과에 대한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 교수의 강연에 따르면 아무런 조치 없이도 과몰입군 아이들 절반 이상이 어느 순간 일반군으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 2000명 중 처음부터 끝까지 과몰입을 보인 아이들은 11명에 불과했다.

또 게임과몰입의 가장 주된 영향은 그 자체보다는 부모의 양육태도와 학업스트레스, 자기통제력 등의 사회심리적 환경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강연을 듣는 기본적인 이유는 WHO의 게임 질병화 논의를 앞두고 취재를 위함이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 강연이 가치관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기회도 됐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성공할 필요는 없다’는 주의다.

성장기 아이를 둔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만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대기업 등에 취직해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많이 비용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 중 일할 수 있는 15세 이상 인구를 100명으로 봤을 때 전업주부·학생·노인 등 비생산인구 38명을 제외, 자영업자 15명 제외, 실업자 3명 제외하고 30대 대기업 종사자는 1명에 불과하다.

대기업 취직이 목표라면 당연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대다수는 이 대열에 들어갈 수 없다. 경쟁에서 선두가 생기면 나머지는 뒤처지는 게 세상 이치다. 그럼에도 너도 나도 많은 돈을 투자해 사교육을 통해서 자녀들의 성적 향상에 열을 올린다. 이 가운데 게임 등 아이의 학업에 방해되는 것은 다 악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하지 못하게 해야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모는 너무 바쁘다. 사교육을 시킬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려면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녀의 교육을 직접 챙기기 어렵다. 게다가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크면 부모 본인의 무력으로 통제하기도 점점 더 어려워진다. 차라리 법적으로 통제해줬으면 좋겠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게 ‘강제적 셧다운제’라고 할 수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자정 이후 금지시키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법 규제다. 최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한국의 강제적 셧다운제를 벤치마킹해 도입할 정도로 어떤 면에서 참 선진적인 법이다.

꼭 대기업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들이 있다. 부모가 공부 외에도 자녀의 다른 재능을 발견해 키워줄 필요가 있다. 아니면 정말 공부를 시키고 싶다면, 책을 읽게 하고 싶으면 ‘책을 읽어’라고 지시하지 말고 아이들 앞에서 본인이 책을 읽자. 그게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이다.

성공의 기준이 ‘부’라면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혹시 공부를 강권하는 게 정말 아이를 위해서 인지, 아니면 본인이 이루지 못한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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