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에 ‘미국 채권’ 자금몰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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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에 ‘미국 채권’ 자금몰이 가속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5.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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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강세에 미국물 투자매력도 상승,  미국 경기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수요 촉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격차에 따라 달러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강달러 현상이 더해지지면서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매수된 미국 채권(국채·회사채 포함)은 43억9578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매수 규모인 42억363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달러 채권 자금 유입은 지난 2017년 24억5122만달러에서 2018년 55억2337만달러로 125%나 급증했다.

달러 채권의 자금유입은 한-미간 금리역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은 경기호전에 따라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려온 반면, 한국은행의 경우 경기 부진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 국채와 미국채의 경우 50~70베이시스포인트(bp), 회사채는 100bp 정도 차이가 난다. 

특히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는 2% 중반대로 국내 제1금융권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달러 채권 투자자들도 국내 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에 매력을 느껴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각각 미국 국채에 대해 779억원, 1120억원을 중개해, 고객들의 채권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 약세로 원화 환산 수익도 극대화 하고 있다. 원화는 지난해 6월 달러당 1100원에 올라선 뒤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을 때도 환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아 환율과 주식시장 간 동조화가 깨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갑자기 원달러 환율의 변동률이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경제에 부정적 소식들이 쏟아지면서 환율이 다소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며 “역외참가자들까지 움직일 경우 당분간 환율 변동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9.7원 오른 1168.2원으로 급등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20일(1169.2원)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1200원선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1200원선 근처까지 올랐을 때는 미국 경제에 탄력이 붙어 있던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유럽, 중국, 한국 등 경제가 안 좋은 반면 미국 경기는 나쁘지 않다는 인식으로 인한 달러 강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기 부진으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제기했지만 한은은 선을 그은 상황이다. 전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요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앞으로 성장세가 회복되고, 물가 상승률도 1%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다"면서 “시장에서 금리가 역전되는 것을 보면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진 경기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반등한 것을 두고 “2월 지표가 설 연휴 등으로 부진했던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어느정도 작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조심스럽다”며 “이후에 발표되는 지표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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