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동력은 ‘시스템 반도체’…‘대규모 투자·인재 양성’ 투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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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성장동력은 ‘시스템 반도체’…‘대규모 투자·인재 양성’ 투톱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4.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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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비메모리 영향력 막강…정부 발표 앞서 자체 계획 마련
‘메모리’만으론 반도체 위기감…향후 비메모리 산업 비약적 발전 전망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R&D분야에서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 분야에서 60조원 등 총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혔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이어 비메모리 시장 석권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4일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R&D분야에서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 분야에서 60조원 등 총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혔다.

이날 발표한 투자 계획은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밝힌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대규모 투자’와 ‘인재 양성’이다. 이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한 차원 높은 반도체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투자한다. 또한 전문인력도 1만5000여명을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투자 배경은 ‘위기감’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이동통신 등 4차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약했다.

여기에 최근 1~2년간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호황을 맞으면서 비약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대 이하의 실적이 나타났다. 이에 시스템 반도체 육성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다가왔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645억달러(184조원)로 지난해 1651억 달러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부분은 지난해 4780억달러(534조)에서 4901억달러로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도 미래 산업에 중심으로 다가온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대책을 이달 마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중장기 프로젝트는 지난 수년간 계속해온 투자의 연장선상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평택 사업장 제1생산 라인을 착공하면서 2021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17년에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했고, 지난해에는 화성사업장에 최첨단 EUV(극자외선) 전용라인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와 고용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대중소기업들간 공조를 통해 넓은 시스템반도체 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설계 자산을 개방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지원책도 밝혔다.

또 파운드리 고객지원 프로그램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와 5나노를 비롯한 초미세 공정을 중소 팹리스 업체들에 제공해 초소형, 저전력, 고성능 제품 생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파운드리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 업체의 1분기 시장점유율은 TSMC가 48.1%, 삼성전자가 19.1%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TSMC는 점유율 50.8%, 삼성전자는 14.5%를 올린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추격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지면 반도체 산업에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미세공정 등 투자보다 기술력과 창의성 등이 요구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면 향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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