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정유화학업계, 대체방안 놓고 대안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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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정유화학업계, 대체방안 놓고 대안 마련 분주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4.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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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호주 등 대체 물량 구입… 시험 들어가
합성섬유 등 원료 ‘나프타’ 수입 방안도 고려 중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이란산 원유 대체 물량을 모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이란 남부 소로쉬 유전지대의 이란 국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가 끝나면 한국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이란산 원유 대체 물량을 모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3일 블룸버그 원유 운반선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3월 이란산 석유를 하루 평균 38만7000배럴을 선적했다. 중국에 이어 글로벌 2위다. 한국에서는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4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다. 한국은 지난달 하루 평균 20만 배럴의 초경질유를 배정받았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연료인 나프타 함량이 다른 유종보다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 초경질유는 기존 원유보다 가벼운 유분으로, 석유화학업체에 최적화돼 있다.

이란산 초경질유 가격을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배럴당 적게는 2달러, 많게는 6달러 가량 저렴하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다른 나라의 셰일오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화토탈은 이미 아프리카와 호주 등 지역에서 대체 물량을 사들여 시험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란 제재 예외조항 폐기로 인한 우려를 두가지로 보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원유 도입 용이성, 원유 도입가격의 상승 가능성이다.

전반적인 원유 도입에서는 큰 영향이 없지만, 초경질유 가격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초경질유 정제설비의 원가가 오르면서 정제설비 의존도가 높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업체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이란산 초경질유 수입 길이 막혀,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이란산 수입금지 조치에 대비해 국내 업체들은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히 진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원유 수급이나 공장 가동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책은 만들어둔 상태”라며 “이란산 수입이 어렵더라도 카타르 등 대체 시장이 있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산 의존도가 높은 초경질유 대신 나프타를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주된 이유는 합성섬유 등 원료인 나프타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경질유 공급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를 바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초경질유가 저렴하면서 경제성이 좋아 나프타를 수입할 유인이 적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나프타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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