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비 시대, 대형마트 출혈경쟁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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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비 시대, 대형마트 출혈경쟁 불렀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4.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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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쇼핑자 늘어 오프라인 채널 위기론 등판… 온라인 활성화·소비심리 위축 여파
방문객 수요 확보 차원 ‘초저가’ 경쟁 돌입… 인근 소상공인까지 할인戰 피해 우려
한 소비자가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의 채소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형마트의 몸집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할인행사를 펼치며, 집객에 나서는 모양새다. 

22일 통계청 ‘2018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1조89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수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2017년(91조3000억원)으로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했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된 것과 달리 오프라인 시장은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중 대형마트의 경우 2015년 이후 줄곧 하향세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살펴보면 2015년(3.2% 감소), 2016년(1.4% 감소), 2017년(0.1% 감소), 지난해(2.3% 감소) 등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매출액도 하락했다. 이마트의 작년 매출액은 11조5223억원으로 1.4% 줄었고, 롯데마트도 0.1% 줄어든 6조3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시장 활성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이 대형마트 매출 감소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소비자 구매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저가 공세를 펼치는 온라인 시장의 경쟁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대형마트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매가격 수준의 상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의 영역이 줄어드는 이유는 한국의 아마존을 지향하는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시장이 적자를 감수한 ‘규모의 경제’ 논리로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어서다. 지난 2014년 12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낸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지난해 영업손실 1279억원, 390억원으로 나타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수준의 초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국민가격’, ‘블랙이오’ 등을 선보였다. 식자재의 경우 유통과정을 직접 도매 방식으로 변경해 중간 유통업자를 건너뛰고 원자재 가격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매입한다. 자체 브랜드 제품의 경우 비수기를 이용해 인건비를 절감한다.

롯데마트는 마진을 줄여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가 진행 중인 ‘극한가격’은 매일 아침 9시 경쟁사와 가격을 비교한 뒤 경쟁사가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다. 사실상 경쟁사가 도매가격에 같은 제품을 판매할 경우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 업체의 공세에 홈플러스도 맞불을 놓았다.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창립 22주년 맞이 행사를 앞세워 주요 먹거리와 생필품을 파격가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닭고기를 한 마리당 2000원 단위로 판매해 준비물량 7만여마리가 모두 소진됐고, 일부 소고기도 완판되는 등 과열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가격 경쟁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해당 지역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품목과 겹치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지만, 모든 업체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형마트 주변 음식점과 의류점의 폐업률은 130%에 달했다. 연간 폐업률은 모든 지역에서 10%가 넘었고, 음식점은 1년에 4개 중 1개가 폐업했다. 

이에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시 그 이하 중형, 소형 마트에도 고객을 붙잡기 위해 연쇄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게 되고 입점 유통 소상공인들에게도 할인 부담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여력이 없어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소형 유통 소상공인들의 경우 고객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주변 상권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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