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불 막기 위한 개인의 관심과 노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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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불 막기 위한 개인의 관심과 노력 절실
  • 이석준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 승인 2019.04.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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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매일일보 이석준 연구원] 최근 한반도는 기후변화로 인해 건조일수가 증가하고, 이상고온, 가뭄,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상은 국토의 64%가 산지인 우리나라에 산불, 산사태와 같은 산림재해를 증가시킨다.

최근에는 여름에 해당하는 6월에도 산불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고온현상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8월에도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2018년 한 해 동안 493건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약 839ha의 산림이 소실됐다. 1년에 산불이 발생한 일수는 평균적으로 1990년대 112일에서 2000년대 129일, 2010년대 133일로 계속 증가하였고 2017년에는 184일로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날보다 발생한 날이 더 많아졌다. 산불 발생건수도 점차 증가하여 1981~2000년까지 연평균 산불 발생건수는 약 303건이지만, 2001년 이후 연평균 약 456건이 발생하였다. 대형산불 또한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데 2017년 강릉, 삼척에 대형산불이 발생해 각각 252ha, 765ha의 산림이 소실되었고, 2018년에도 고성, 삼척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해 각각 357ha, 161ha의 산림이 소실되었다.

그렇다면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대형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불 발생과 확산의 주요 요소는 연료, 지형, 기상이다. 연료는 숲에 있는 낙엽과 가지 등 산불에 의해 연소되는 물질을 말한다. 또한 침엽수림은 활엽수림에 비해 산불에 취약하고, 숲의 나이가 오래될수록 연료의 양이 많아져 산불 위험이 높아진다. 지형은 산불의 확산과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산불은 경사를 따라서 확산되고, 경사가 급할수록 빠르게 확산된다. 기상은 연료나 지형과 달리 시시각각 변하는 요소이므로 그날그날 산불의 발생과 확산에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기상은 과학적인 예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상 상황을 예측하고, 이를 이용하면 산불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산불에 영향을 주는 기상 요소는 크게 온도, 습도, 바람이 있다. 특히 습도와 바람은 산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습도가 낮을수록 연료가 바짝 마르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되고, 발생 후 빠르게 확산된다. 이는 상대습도가 낮을수록 연료의 수분 함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실효습도를 사용하여 연료의 수분 함량을 추정한다. 실효습도란 목재와 같은 섬유질의 건조 상태를 수치화해 화재 발생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습도를 말한다.

바람은 산불의 확산 속도와 진행 방향을 결정한다. 바람이 초속 6m로 불 경우 바람이 불지 않을 때보다 26배 정도 빠르게 산불이 확산된다. 또한 산불의 주 확산 방향은 바람의 방향과 일치한다. 이와 같이 기상은 산불과 연료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온도도 산불과 관계가 있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산불 발생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 예보를 참고하면 산불의 위험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기상청에서는 습도와 바람 정보를 바탕으로 건조특보와 강풍특보를 발효한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 3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건조경보는 실효습도 2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하게 된다. 따라서 건조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산불 발생 위험이 높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강풍주의보는 육상에서 풍속 1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20m/s 이상이 예상될 때, 산지는 17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25m/s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되며, 강풍경보는 육상에서 풍속 21m/s 이상이 예상될 때, 산지는 풍속 2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30m/s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따라서 강풍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산불 확산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특보 자료를 살펴보면 해당 지역의 산불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산불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주요 원인은 입산자에 의한 실화,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이다. 따라서 산불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산림 내에서 화기를 사용하지 않고 소각행위를 중단함으로써 산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강한 바람이 불고 건조할 때의 소각행위는 몹시 위험한데, 불씨가 바람을 타고 수백 미터 이상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에는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대형산불로 번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이러한 기상조건의 변화를 바탕으로 산불 위험을 예측해 제공(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하고 있다. 더욱 효과적인 산불 예방과 대비를 위한 중장기 산불발생위험 예측을 통해 효율적인 진화자원 배치 및 감시인력 배치에 활용할 수 있고, 중기적으로는 다가올 계절의 예방정책을 어떻게 펼지, 장기적으로는 산불 위험에 강한 숲을 어떻게 조성하고 가꾸어 갈지를 결정하는 등 다각적이고 효과적인 산불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다. 날씨예보에 관심을 기울이며 산불 위험 시기에 화기 사용에 주의하고, 소각행위를 중단하는 등 개개인의 노력이 동반된다면 산불 위험으로부터 더욱 안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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