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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생은 없다… ‘노조 리스크’에 갇힌 자동차 산업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최대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노동조합은 끝없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 노조의 비이성적 요구에 완성차 업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또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 노조는 10일과 12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 아직까지 파업과 협상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르노 본사에서는 파업이 지속될 경우, 신차 위탁 생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은 9월까지다. 신차 배정을 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뿐 아니라 지역 협력업체 및 일자리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역대 최장 기간 파업이 지속되는 사이, 르노삼성 협력업체의 남품물양이 15~40% 가량 줄었다. 결국 대부분 조업을 단축·중단하고 있다. 생산량 감소로 잔업, 특근, 교대근무가 사라지면서 고용유지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공장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올라, 다른 공장에 비해 경쟁력도 낮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시간당 임금 수준은 닛산 규슈공장보다 높아져, 현재 르노그룹의 46개 공장 중 3위까지 올랐다. 르노그룹 입장에서는 생산단가가 비싼 한국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해외생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북미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의 현지 판매가 급증하자, 노조가 이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5만5814대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최근 고전을 이어온 미국 시장에서 드문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고객을 타깃으로 내놓은 텔루라이드 때문이다. 텔루라이드는 지난달에만 5080대가 팔렸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물량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국내생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안정적인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를 북미 전용으로 개발·생산한다는 계획을 설명했기 때문에 단체협약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텔루라이드는 북미 전략 차종으로 휘발유 모델만 개발한 상태다. 화성공장의 모하비 생산 라인에서 혼류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한국은 유일하게 생산량이 3년 연속 감소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투자비용을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개편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강성 노조는 변함없이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고임금·저효율 구조속 글로벌 경쟁력은 악화됐다. 정체의 늪에 빠질수록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경고를 되새겨야 할 때이다.

성희헌 기자  hhsung@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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