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김영철 건재...북미협상 교착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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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김영철 건재...북미협상 교착 장기화 우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4.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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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김영철 유임시 비핵화 협상 쉽지 않을 것”
북한의 '대미협상 사령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하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조선중앙TV가 10일 공개한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체설이 돌았던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대미강경파로 꼽히는 김 부위원장이 향후 대미협상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유지할 경우 북미협상교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가했다”며 “당 중앙위원회 부장, 제1부부장, 일부 부서의 부부장들 그리고 도당위원장들이 방청으로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이날 참석자들의 명단을 일일이 호명하진 않았지만,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부위원장이 사진 기준 우측 여섯 번째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간 김 부위원장은 북미협상에 있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하며 협상을 전두지휘해왔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며 책임론과 함께 일각에서는 김 부위원장의 문책성 인사가능성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김 부위원장이 확대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되며 대미협상 라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혀 향후 핵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정부는 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영철 통전부장이 식별되고 있다”며 “오늘(10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중요 문제들을 토의하고 당의 주요 인선을 담당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좀 지켜보고자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부위원장이 건재할 경우 향후 비핵화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개편을 염두에 둔 당중앙위원회 지도부 인사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라며 “만약 군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강경파 김영철이 보다 유연하고 실용주의적인 인물로 교체된다면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가 켜지겠지만 김영철이 유임된다면 앞으로도 비핵화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5일 논평에서도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 +α의 비핵화 조치’ 논의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과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김 부위원장에게 있다”며 “김 위원장이 김영철에게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 간의 핵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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