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과 계열사에 낙하산 인사 ‘포진’…전문성 부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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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과 계열사에 낙하산 인사 ‘포진’…전문성 부족 우려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9.04.02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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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비상임이사 8명 중 3명이 코드 인사
계열사에도 文 대선캠프·정치권 출신 진출
코레일과 일부 계열사의 낙하산, 코드인사 명단.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관광개발 등 코레일 일부 계열사 임원들에 낙하산·코드인사(문재인 대선캠프 출신)가 포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 경력이 전혀 없는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이 비상임이사를, 발권과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코레일네트웍스에는 여당 출신들이 사장과 임원을 차지하고 있다.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 비상임이사의 37.5%(8명 중 3명)가 문재인 캠프 출신이거나 민주노총 인사다.

코레일에서 선임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김정근 (사)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은 보일러공장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노조 활동한 인물로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장, 대외협력국장, 총무국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 노동특보를 맡았다.

오건호 비상임이사(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의 경우 민주노총 정책부장, 민주노동당 전문위원, 심상정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친노조 입장에서 코레일 문제를 지적하는 칼럼을 지속적으로 기고했던 인물이다.

이충남 비상임이사는 ㈜뉴에너텍의 사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 부동산정책특별위원장을 지냈다. 뉴에너텍 기업은 코레일과 상관없는 태양광 발전기 설치 전문 기업으로 철도관리·시설안전과는 거리가 멀다.

코레일의 비상임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의 복수추천으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친 후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역사 시설 관리와 발권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코레일네트웍스에는 친여권 인사가 포진돼 있다.

지난해 8월 선임된 강귀섭 코레일네트웍스 대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보좌관 출신으로 직전에 인천 부평구청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쌍용종합상사에서 근무한 뒤 쌍용 이사 출신인 정 전 의장의 보좌진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하지만 코레일네트웍스 사업과 관련된 경력은 전혀 없다.

하석태 상임이사는 입시학원 영어 강사를 지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영어학원을 운영했다. 서울 양천구청장과 국회의원 경선에 출마했고 지난해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유세본부장을 맡았다. 코레일네트웍스와 관련 경력은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유일하다.

추인철 비상임이사의 경우 한국금융공학컨설팅 본부장을 지냈고, 정진화 비상임이사는 정청래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 정책본부 팀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코레일의 다른 계열사에도 문재인 후보 캠프 출신이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코레일유통에서는 이덕형 비상임이사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정책위원을 지냈다. 박윤희 비상임이사 역시 문재인 후보의 외곽조직인 더불어포럼 운영위원을 맡은 바 있다.

이밖에 철도설비 유지관리업체인 코레일테크의 백기태 사외이사는 대선 당시 민주당 울산시당 선거대책본부 노동본부장을 맡았었다. 또 코레일로지스의 김종욱·권은찬 비상임이사의 경우 각각 서울시 노원구와 도봉구의회 의원 출신이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는 코레일 비상임이사 자리에 민주노총 출신들이 앉은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KTX 사고 등 코레일과 계열사들이 기강이 해이해진 상황에서 지속된 낙하산, 코드 인사는 경영 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코레일과 관련 계열사에 경력이 없는 사람이 임원을 하고 있는 것은 조직 기강이 해이해지고 전문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반증”이라며 “이러다보니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가 늦고 기득권 유지에만 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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