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 日 ‘빠징코 기업’ 앞세워 투자자 모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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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 日 ‘빠징코 기업’ 앞세워 투자자 모집 논란
  • 도기천 기자
  • 승인 2012.01.0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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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빠징코 자본’의 인천상륙작전 ‘내막’

[매일일보 = 도기천 기자] 일본의 유명한 빠징코 기업인 오카다홀딩스가 인천공항공사의 카지노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데 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인천경제청)이 추진하고 있는 천문학적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 사업에도 뛰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빠징코자본의 국내유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지 여부를 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 영종하늘도시 조감도
실제 사업 추진은 불투명…사진찍기용 ‘꼼수’?
日카지노 기업, 이미 인천공항측과 카지노 추진


오카다홀딩스는 지난해 10월 31일 인천공항공사가 주관하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Ⅱ) 개발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불과 일주일 뒤인 11월초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복합리조트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가지 사업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복합단지 조성 사업이다.

IBC-Ⅱ 개발사업은 인천공항내 유휴부지를 활용, 2조7천억원 규모의 공항부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외국인전용카지노를 비롯, 특급호텔, 쇼핑몰, 골프장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리조트 조성사업은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총사업비가 11조원 규모에 이르며 2018년까지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개발 양해각서에는 영종하늘도시 3.699㎢(112만평)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대형쇼핑몰 △테마파크 △밀라노컨벤션센터 △헬스케어센터 △한류타운 등을 조성하는 안이 담겨 있다.

日 ‘빠징코 자본’의 인천상륙작전

문제는 오카다홀딩스의 자본력 등을 고려할 때, 오카다측이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 또 관련업계에서는 정부가 같은 지역(영종도)에 같은 기업(오카다홀딩스)이 운영하는 카지노 2개를 비슷한 시기에 허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카다측이 최종적으로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Ⅱ)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업시행 방식이 영종하늘도시 복합리조트의 경우 토지를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금융권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는 방식인데 비해, 인천국제공항 IBC-Ⅱ조성사업은 공항공사로부터 땅을 임대받아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것.

부동산경기 침체와 불안한 세계금융시장 등을 고려하면, PF(프로젝트파이낸싱)보다는 임대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또 인천공항에서의 접근성, 사업비 규모 면에 있어서도 IBC-Ⅱ조성사업이 유리해 보인다.

실제로 오카다측도 IBC-Ⅱ조성사업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오카다측은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Ⅱ) 개발사업'에 단독으로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결격사유가 많은데다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심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같은해 8월의 재공모에 다시 도전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더구나 오카다가 재도전했던 8월 당시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으로 외국인 투자요건이 강화됐던 때였지만, 4월 입찰 때 보다 충실한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결국 최근에 공항공사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오는 4월 본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각서만 체결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영종하늘도시 복합리조트 사업에 비해 한참 더 나간 셈이다.

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장밋빛 여론을 조성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IBC-Ⅱ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오카다측이 인천경제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실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설립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용’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경제청 측은 1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를 조성하기 위해 금융권과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모집, SPC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카다를 앞세워 투자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는 것.

사업예정지인 용유·무의도 토지주협회의 한 주민은 “인천경제청이 마치 이곳에도 금방 투자가 이루어질 것처럼 주민들을 호도하고 있는데, 실제로 사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한구 인천시의원은 최근 인천경제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카다홀딩스는 수개월 동안 10억원을 들여 인천공항공사 IBC-Ⅱ 사업제안서를 만들었다”며 “이런 회사가 인천경제청과 맺은 양해각서(복합리조트 개발사업)를 추진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빠징코 자본의 국내상륙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오카다홀딩스는 일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를 소유한 오카다 회장이 만든 지주회사다.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슬롯머신, 빠징코, 비디오게임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1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카지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주주인 오카다 회장은 미라지(Mirage) 벨라지오(Bellagio) 등 세계적 카지노리조트 사업에도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카지노 자금으로 인천공항 등의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아직 SPC가 설립된건 아니지만 오카다홀딩스 측과의 MOU(양해각서) 일정대로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경에 오카다측이 490억원의 사업자본금을 입금한 상태며 올 상반기 중에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양해각서는 법적효력이 없는 선언적 의미에 불과해, 자본금 투자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는 오카다 측이 인천공항공사와의 IBC-Ⅱ사업 본계약 체결 시점에 맞춰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양해각서를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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