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한국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중국철수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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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국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중국철수 러시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3.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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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 실패·중국 자국 기업 육성 정책
롯데·이마트 철수, CJ그룹 외식사업 구조조정
獨 메트로 인수타진 ·佛 까르푸 몸집 줄이기
중국 내 한 롯데마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기업까지 ‘기회의 땅’ 중국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사드 보복 등 정치적인 이유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까지 철수 또는 축소하는 모습을 보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가장 크다. 현지화 전략 실패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과 전자 상거래 활황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112곳에 달하는 현지 점포 대부분의 영업이 중단되고 나머지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했다. 결국 지난해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유통업계와 증권가는 롯데마트가 11년 만에 철수하면서 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인 백화점에 대해서도 철수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사업성에서 실패를 맛봤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 취양루에 첫 매장을 열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때 매장수가 26개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이마트는 현지화 전략 실패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감정 고조,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중국 외식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CJ푸드빌 중국 법인은 2017년까지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적자폭을 키워 왔다. 제품 차별화·현지 마케팅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CJ는 중국에서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비비고·빕스 등 4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중국 베이징 리두 지역의 빕스 매장의 영업을 3월 29일에 종료한다. 201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지 6년 6개월만이다. CJ는 빕스에 이어 다른 외식 브랜드 구조조정에도 순차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독일 유명 유통기업 메트로 역시 중국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이다. 메트로는 지난 2004년 15개 매장을 최근 100여개까지 늘리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매년 한자리 수의 영업 이익이 문제였다. 결국 메트로는 알리바바에 지분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식품 기업 미스터 도넛 역시 20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미스터 도넛은 2012년 25개까지 매장이 늘었지만 영업 이익 악화에 현재 상하이를 중심으로 10여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기업 까르푸도 베이징에 다수의 매장을 줄였다. 까르푸는 수년 째 중국 시장 철수 설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 상하이 대형 마트에서 제과점을 운영했던 모 사장은 “1990년대 부터 상하이에서 제과점을 운영했다”면서 “당시 마트나 제과점이 많지 않아 장사가 잘 된 거였다. 기술력을 습득한 중국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가격과 현지화 등에서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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