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 확대·HUG 규제·주택경기 침체…분양가 인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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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공개 확대·HUG 규제·주택경기 침체…분양가 인하 압박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3.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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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수준으로 사실상 복원…위례신도시 첫 적용
분양가 인하 압박 강화…건설사, 잇단 규제에 ‘난색’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공동주택의 분양가격 공시 항목이 62개로 늘어난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구(왼쪽)와 서초구 일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분양원가 공개제도가 사실상 참여정부 때 수준으로 범위가 확대, 규제가 강화됐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분양가 규제 강화 검토를 시사하고 있어 분양가 인하가 본격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도 분양가 책정 등 대응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원가 공개항목 12→62개 확대

21일 이후 공공택지에서 공동주택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하는 주택사업자는 입주자모집 공고 시 분양가격 공시항목을 62개로 세분화해 공시해야 한다.

이번에 개정하는 62개 분양가격 항목 공개를 최초로 적용하는 아파트 단지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북위례’(A3-4A BL)가 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또 이후 같은 지구에서 분양될 인근 아파트 단지도 입주자모집 공고 시 개정된 분양가격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올해 중 공급하는 서울 고덕강일, 하남감일 지구 및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공공택지에 공동주택을 분양할 예정인 주택사업시행자도 입주자모집 공고 시 62개의 분양가격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

공공택지 공급주택 분양가격 공시항목은 기존에 뭉뚱그려 있던 12개 항목이 21일부터는 공사비를 세부 공종별로 구분해 62개 항목을 공시하게 된다.

예컨대 ‘택지비’의 경우 △택지공급가격 △기간이자 △필요적 경비  △그밖의 비용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공개해야 한다. ‘공사비’는 △토공사·흙막이공사 등 토목 13개 △용접공사·단열공사 등 건축 23개 △급수설비·급탕설비 등 기계설비 9개 △그밖의 공종 4개 △그밖의 공사비 2개 등 51개 항목으로 세분화됐다. 또 ‘간접비’는 △설계비 △감리비 △일반분양시설 경비 △분담금 및 부담금 △보상비 △기타 사업비성 경비 등 6개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

◇분양가 산정 방식도 개선 예고
분양원가 공개 항목 확대는 향후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분양원가 공개항목 확대가 분양가 산정과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분양원가가 세세히 공개되면 주택에 들어가는 자재가 어떤 것이 얼마에 쓰였는지 등이 공개돼 시장에서 표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자재를 비싸게 쓰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UG는 조만간 확대된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반영한 분양가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이 “최근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늘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고분양가 관리 기준 보완도 시사했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의 분양가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는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 이 사장은 “HUG의 분양가 관련 정책 기조는 그대로인데 주변 시세가 많이 올라서다”며 “분양 보증을 위한 분양가를 관리할 때 주변 시세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양보증기준을)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인 기준을 보완하는 방법들을  강구 중”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시장 침체로 분양가 책정 ‘고심’

부동산 침체로 미분양·미입주 우려가 지방에서 수도권까지 번진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 원가 항목 확대 공개 등 분양가 압박에 나서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더욱이 분양시장은 하방압력이 커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돼 분양가 민감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에서도 분양가에 따라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은 건설사들에게 더욱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서울에서 2년 만에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했고 지난달 인천 ‘검단센트럴푸르지오’와 ‘부평지웰에스테이트’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와 향후 분양시기와 분양가를 두고 건설업계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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