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잃는 린나이 ‘탈출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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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잃는 린나이 ‘탈출구’는 없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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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3251억원… 전년比 13% 감소
보일러·레인지·건조기 등 1위 경쟁서 멀어져
린나이 1·2·3 공장. 사진=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린나이코리아가 주력 사업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린나이는 지난해 32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251억원) 대비 13%나 감소한 수치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주력 제품들의 영향력 감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린나이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보일러 △가스레인지 △건조기 등이다. 이중 보일러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을 삼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수출력을 앞세운 경동나비엔과 냉방기술까지 확보한 귀뚜라미에 점차 밀렸다.

린나이는 실제 교체수요를 포함해 연간 120만대로 집계된 보일러 시장에서 2000년대 초반 3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점유율은 점차 줄었고, 지난해 10%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열효율과 콘덴싱보일러를 주력으로 내세웠음에 불구하고 마케팅에서 패배한 모양새다.

이같은 고전은 주방가전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실제 가스레인지의 경우 2017년부터 SK매직에 1위를 내줬다. 현재까지 순위변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SK매직의 점유율은 40% 이상이지만, 린나이는 30%대에 머물고 있다. SK가 동양매직을 인수하기 이전부터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긴 결과다.

판매구조가 다른 점을 이용한 점도 존재했을거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실제 타 플랫폼을 이용하는 주방가전 업체들과 달리 린나이는 대리점 주도의 판매구조를 가졌다. 대리점에 물건을 넘기면 모두 매출에 포함되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오면 대리점에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매출액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의류건조기도 경쟁구도에서 밀려난 상태다. 린나이는 국내 최초로 의류건조기를 시장에 선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시장에 들어서면서 린나이는 위축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의류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60~70%로 추산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시장 규모가 100만대에 달하는 점으로 봤을 때 60~70만대가 LG 제품인 셈이다. 린나이는 20% 내외에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최근 삼성전자가 렌털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보여주면서 밀려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린나이의 투자 부문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린나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가스 관련 가전을 호령하는 업체였다”며 “하지만 가스식 제품을 고집하는 점과 과감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점 때문에 성장성에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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