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초강경파 득세...北 벼랑끝 전술로 되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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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초강경파 득세...北 벼랑끝 전술로 되돌아가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3.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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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北미사일 움직임에도 '초강경 메시지'/ 北 대미 강경론에 '벼랑끝 전술'로 맞서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의 백기투항을 주장하는 대북 초강경파가 전면에 나서면서 북한이 과거 ‘벼랑끝 전술’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북핵 갈등 국면에서 북한은 미국 내 보수 강경파가 득세할 때마다 핵과 미사일 시험 등 ‘벼랑끝 전술’로 맞서왔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의 대표주자는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전까지만 해도 은둔자나 다름없었다. 대북 정책 주도권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맡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라인이 쥐고 있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북 문제와 관련된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볼턴 보좌관이 독식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1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볼턴 보좌관은 6차례에 걸쳐 방송에 나와 대북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반면 미 국무부가 내놓는 중요한 메시지는 ‘익명’으로 나오고 있으며, 이마저도 볼턴 보좌관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갑작스런 볼턴 보좌관의 부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회용 카드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트럼프는 (마이클) 코언 청문회를 덮기 위해 예상을 뒤엎는 상황을 필요로 했을 것”이라며 “볼턴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잠시 들여온 일회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진행상황을 보면 볼턴 보좌관의 부상은 돌발적이라기보다는 완전한 비핵화를 얻어내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대미 압박용인 북한의 미사일 카드에도 그의 강경 메시지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되레 더욱 강경해졌다. 그는 10일 방송에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우리는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북한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못 박은 단계적 비핵화를 두고 ‘술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북한의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볼턴 보좌관이 일회용 카드가 아닐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지는 좁아지게 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관계에서 위기에 몰릴 때마다 위협 고조를 극대화해 협상력을 높이는 ‘벼랑끝 전술’을 펼쳐왔다. 최근 미사일 관련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초 동창리 재건 등 북한의 움직임은 하노이 회담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해체 퍼포먼스와 대미 압박용이라는 중의적인 의도를 담았지만, 미국의 강경 메시지가 계속되면서 이에 맞서는 카드로 낙점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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