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6개월] ‘부동산 불패’ 서울 집값 내리막…지방은 곡소리
상태바
[9·13대책 6개월] ‘부동산 불패’ 서울 집값 내리막…지방은 곡소리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9.03.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 ‘대치삼성1차’ 전용 97㎡ 3억원 하락
지방, 집값 하락·미분양 등으로 침체 국면
9·13 대책이후 서울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경남과 전북 지역은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침체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4월 준공예정인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부영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9·13대책 발표 이후 집값 급등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 집값이 잡히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투기수요 차단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단기간에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역대급 규제로 인해 지방 부동산은 고사 직전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지역이 많아졌다. 특히 경남과 전북 등은 지역 기반산업까지 무너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한국감정원의 3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1%로 하락해 지난주(-0.09%)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재건축 등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주요 인기 단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1차’ 전용 97㎡은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13대책이 나올 당시의 거래가격 20억4500만원 대비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송파·강동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주공 5단지’ 전용 76㎡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19억1000만원 대비 2억6000만원 떨어졌다.  강동구 둔춘동 ‘둔촌주공 4단지’ 역시 전용 99㎡가 1년 전 14억~15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현재 13억9000만원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호가가 한때 16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3억~14억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1·2차’ 전용 59㎡는 지난해 9월에만 10억~11억원 사이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지금은 9억원 매물도 등장한 상태다.

9·13대책으로 서울 집값은 잡혔지만 지방은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온 지방 집값은 9·13대책 이후 하락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불황의 그늘이 깊은 경남(-0.17%), 전북(-0.09%) 등은 현재도 집값 하락폭이 크다.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 소득이 줄고 주택 수요도 감소해 집값이 추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도 늘고 있는 추세다.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5만9162가구 중 지방 물량은 5만1009가구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981가구다. 역시 지방 물량이 83%에 달한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장은 “9·13대책 이후 대출 규제나 세제 개편·보유세 인상 등이 겹치면서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들의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의 경우,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지역에 맞는 정책운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