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호(號) 순항할까?…北체제 3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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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호(號) 순항할까?…北체제 3대 시나리오
  • 도기천 기자
  • 승인 2011.12.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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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승계 무난 VS 군부 권력투쟁 돌입

[매일일보 = 도기천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후계 체제가 순항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보분야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3남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2010년 10월10일 평양 시내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 퍼레이드를 참관하고 있다.
시나리오 1 : 3대 세습체제 성공

우선 첫 번째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향후 권력을 승계해 현대사 초유의 3대 세습체제를 이어가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예측이다.

지난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애도 기간이 3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애도 기간도 이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은 이 기간에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대내·외에 과시하며 내부단속을 강화하고,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며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추진한다는 프로젝트다.

북한이 19일 발표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김정은의 이름을 가장 앞에 넣은 것도 김 위원장 사후에 김정은이 권력 서열 1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9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존경하는 김정은 지도자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자"고 보도하는 등 김정일의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공식화했다.

현재 김정은 후계체제를 선두에서 끌고 가고 있는 북한의 실세는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성택(65)과 1년 전 당대표자 대회에서 군부 실세로 급부상한 리영호(69) 인민군 총참모장이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경희(65)의 남편인 장성택은 김정은의 대표적 후견인으로 꼽힌다. 장성택은 1972년 김경희와 결혼한 뒤 당 청소년사업부 부장, 당 청년 및 3대혁명소조부 부장, 당 중앙위 위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거치는 등 승승장구하다 2004년 '분파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다.

그러나 2006년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복귀, 다음해 당 중앙위 부장으로 승진하고 2009년 4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는 등 승승장구해왔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국방위원에 선임된지 1년 2개월만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리영호는 지난해 9월27일 국방위원회 결정으로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하고, 다음 날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까지 제치고 후계자 김정은과 나란히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김 위원장의 중국·러시아 방문 때도 김정은과 함께 북한에 남아 김 위원장의 빈 자리를 채웠을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는 북한의 핵심 중에서도 독보적 인물로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았다.

김 위원장의 유일한 친동생인 그는 북한의 가계중심 체제운영의 최대 수혜자다. 뇌혈관 질환으로 쓰려졌던 김 위원장이 점차 가족들에게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조카 김정은을 떠받칠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북한의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 리용호(55)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47)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외교가의 실세다. 리용호는 리명제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이며 최선희는 북한 내각 총리를 지냈던 최영림의 수양딸이다.

시나리오2 : 숨돌리기…‘임시 집단지도체제’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1982년생으로 올해 29세에 불과하고, 후계자 수업기간이 짧아 권력기반을 다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의 경우 1980년 후계자로 추대된 뒤 14년 동안 자신의 권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지만 김정은은 아직 단독으로 정책을 판단하고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후견인 격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의 국방정책, 공안업무, 경제정책, 외자유치사업 등에 깊숙히 관여하며 사실상 실권을 틀어쥐고 있는 장 부위원장이 순순히 김정은에게 권력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김정은이 내부 혼란을 수습할 여유를 갖기 위해 당분간 북한에서 그를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가 운영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군부와 노동당이 김정은과 함께 ‘지도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이다. 우선은 군부가 나서서 체제를 안정화 시킨 뒤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경우 김정은은 형식상 1인자 자리에 머물거나, 잠시 2선으로 물러나 있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처럼 애도 기간 중에는 권력세습을 위한 당대회 등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년 정도는 당과 군이 집단 지도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나리오3 : 소요·내전 발발

일부 전문가들은 군부가 김정은을 배제하고 북한 내 실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군부 쿠데타 또는 내전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다.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군 정찰총국 등 공안기관을 장악했다고는 하지만 김정은의 통제를 벗어난 군부 외곽조직이 딴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북한의 국방, 공안, 경제 등에 깊숙히 관여하며 사실상 실권을 틀어쥐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김정은을 옹립하는 과정에서 군부 강경파와 권력 다툼을 벌이다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밀려난 군부 세력이 세를 규합해 김정은을 배제하고 다른 후계자를 옹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 끝없는 경제난에 고통받아온 북한 주민들이 소요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주민들과 함께 군부가 동요할 경우 김정은 체제가 일시에 통제능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월 한 학술회의에서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완전하게 권력을 이양하지 못하고 2~3년 안에 사망하는 경우, 장성택과 군부 세력 간의 권력암투로 인한 내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 연구위원은 또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하고 북한 임시 지도부가 김 위원장의 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 식량난, 생필품난 등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시민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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