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르노삼성 노조, ‘경고 카드’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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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르노삼성 노조, ‘경고 카드’ 받아들여야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2.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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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역대 최장 기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가 직접 나섰다. 시뇨라 대표는 3월 8일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을 촉구했다. 르노삼성 대표가 협상 마무리 시한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로그 후속 물량 배정 등 부산공장 향후 일정을 고려할 경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앞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도 최근 부산공장을 찾아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부분파업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생산 차질 대수는 1만대를 향해 가고 있다. 누적 손실 추정액은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산공장 가동률은 98%에서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뇨라 대표는 “생산 물량 확보와 영업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노조도 같은 생각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노조는 귀를 닫고 파업을 선택했다. 마지막 경고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그룹 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부산공장의 시간당 임금은 46개 중 세번째로 높다. 경쟁상대로 꼽히는 일본 규슈공장보다는 인건비가 약 20% 많다. 그럼에도 부산공장 생산효율성은 규슈공장보다 5% 수준 떨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제시하는 기본급 대신 최대 1400만원의 보상금 지급도 싫다는 입장이다. 이미 르노삼성은 2017년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높은 기본급을 인상한 바 있다.

부산공장은 전체 생산 물량 중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물량 확보 여부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닛산이 위탁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는 부산 가동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9월 생산 계약이 만료되는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30%대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한국GM 군산공장처럼 폐쇄의 길을 걷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부산공장의 생산량 감소는 곧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2300명 가운데 3분의 1 수준을 감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금 파업이 제 발등 찍기가 아닌지 판단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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