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민음사, 詩로 쓰인 시학(詩學) '호라티우스 서간시' 국내 최초 완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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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민음사, 詩로 쓰인 시학(詩學) '호라티우스 서간시' 국내 최초 완역 출간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02.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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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시(詩)로 쓰인 유일한 시학(詩學) '호라티우스 서간시'가 민음사에서 최초 완역, 출간됐다.

“문학 지망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문학비평으로 가득 찬 보물창고.”

좋은 시는 좋은 삶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 최초로 호라티우스가 문학에 관하여 남긴 세 편의 서간시를 완역한 ‘호라티우스의 시학’이 고대 라틴어 대역으로 출간됐다.

기원전 14년경 두 권의 ‘서간시’로 출간됐던 이 세 편의 시 중, ‘시학’은 몇 차례 번역된 적 있으나, ‘아우구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플로루스에 보내는 편지’는 그 온전한 모습을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호라티우스의 시를 전공한 김남우 박사의 믿음직한 번역으로, 문학뿐아니라 서양 문화의 2000년 전통을 형성한 거대한 뿌리의 실체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플라톤은 철학자의 입장에서 시론을 펼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의 시각에서 비극의 시학을 썼다.

반면 호라티우스는 시인으로서 창작 활동 모두와 시의 효용을 옹호하며, 이를 시로 써냈다.

서양 시학 전통에서 되풀이해 일어나는 논쟁인 ‘전통과 현재의 패권’ 싸움, 그리고 플라톤 이래 시학의 핵심 주제인 시의 가치에 대해 호라티우스는 확실한 자신만의 대답을 갖고 있었다.

세월이 포도주처럼 시를 좋게 만든다면
글에 얼마의 세월이 좋은 가치를 가져옵니까?
죽은 지 이제 백 년 된 시인은 어찌 나눕니까?
완벽한 옛것입니까? 어설픈 새것입니까?
정확히 몇 년으로 정하면 논쟁이 끝나리다.
“백 년이 넘은 것은 탁월한 옛것입니다.”
그럼 백 년에서 일 년 아니 한 달이 모자란다면
어찌 됩니까?탁월한 옛것입니까?

― 『호라티우스의 시학』에서

그에게 좋은 시란 기교적으로 탁월할 뿐만 아니라 읽는 이에게 즐거움과 윤리적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시는 좋은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 시의 감화력과 교육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생각은 ‘시인 추방’을 주장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화해라 할 만한 것이며, 서양 문학 전통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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