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역풍부나…카드사들 “대형가맹점 수수료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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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인하 역풍부나…카드사들 “대형가맹점 수수료 올려야”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2.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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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내달 1일부터 수수료 인상 공문 대형가맹점에 발송
카드수수료율 갈등 인해 혜택 축소 등 소비자 피해 우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마케팅 혜택이 집중된 연매출 500억원 초과 일부 대형 가맹점은 카드수수료에 반영되는 적격비용률이 인상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안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연 7800억원 가량 줄었다. 반면 일부 대형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이 늘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을 앞두고, 카드업계와 대형 가맹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마케팅 혜택이 집중된 연매출 500억원 초과 일부 대형 가맹점은 카드수수료에 반영되는 적격비용률이 인상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카드사의 마케팅비용 산정방식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마케팅비용의 대부분을 모든 가맹점에 공통으로 배분해 일반가맹점과 대형가맹점 간에 수수료율 역진성이 발생한 문제가 있었다. 

이에 마케팅 혜택을 많이 받는 가맹점이 부담하도록, 부가서비스 적립·이용과 직접 관련된 가맹점에 비용을 부과했다. 또 일반가맹점의 적격비용에 반영되는 마케팅비용 상한을 매출액 구간별로 세분화해 차등 적용토록 했다.

특히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형가맹점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수료율 차별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주요 수수료율은 대형마트(1.94%), 주요 백화점(2.01%), 주요 통신업종(약 1.80%) 등 대형가맹점이 일반가맹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 카드업계 “당국 방침에 따라 수수료 올린 것”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 내달 1일부터 수수료율을 올리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말에 보냈다. 현재 1.8~2.0%인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2.04~2.25%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라는 것이 카드업계의 입장이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때마다 통신사, 자동차, 유통사, 항공사 등 대형가맹점들은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왔다. 카드사들은 그때마다 자신들의 마진을 줄이는 선에서 주요 고객사인 대형가맹점과 타협해왔지만, 과거와 달리 당국의 규제와 수익성 악화로 물러설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카드사와 대형가맹점이 협상을 통해 결정했다”며 “카드사가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의 매출 기여도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대형가맹점이 오히려 유리한 위치”라고 강조했다.

◇ 대형가맹점 “왜 우리만 올리냐”…소비자 피해 전가 우려

문제는 대형가맹점의 반발이 크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이런 인상 방침에 대형 통신사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통신사는 수수료율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카드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가맹점들은 이번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통보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급격한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하락 폭이 심화되는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에 카드 수수료 인상까지 겹치는 삼각파도에 당장 침몰을 우려해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대형가맹점은 그간 카드사와 제휴, 업무협약 등을 통해 무이자 할부, 적립혜택, 상품 할인, 이벤트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다. 

카드사들은 이미 수익성 악화로 그간 제공하던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데, 카드사와 대형가맹점의 갈등으로 이런 혜택이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것.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미 출혈이 심각해 수혈과 안정이 필요한 시점인데, 오히려 수수료 인상이란 복병까지 만나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율 부담까지 증가하면 고객에게 제공하는 카드사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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