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특정일 또는 특정 시간을 정해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타임세일’이 대세 마케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할인행사보다 집객 효과가 뛰어나고 매출 증대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티몬은 올해 들어 하루 24간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해 해당 시간 동안 다양한 상품을 파격가에 판매하는 타임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전 6시~10시와 밤 10시~새벽 6시대에 열리는 ‘모닝타임’과 ‘심야타임’, 정오를 기준으로 매 12시간마다 바뀌는 ‘1212타임’, 오전9시부터 3시간 단위로 저녁 6시까지 진행하는 ‘타임어택’ 등이다.
위메프도 지난해 11월부터 ‘블랙 1111데이’, 12월 ‘1212데이’, 1월 ‘리프레시특가’, 2월 ‘22데이’ 등 일정 시간에 초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타임세일 행사를 매달 진행하고 있다. 11번가도 매월 11일 쇼핑 프로모션 ‘월간 십일절’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기업과 소비자 간 시선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업체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 위메프는 타임세일 행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1일 역대 최대 일 거래액 48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3개월 연속 월거래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행사일마다 연일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파트너 매출 신장 효과도 있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단순히 자사 홍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소 파트너사 매출 증대 등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티몬의 경우 시간대별 프로모션으로 중소 파트너들의 매출이 20배 가량 늘기도 했다. 최근 3주간 프로모션에 참여한 500여개 파트너사 중 30%인 152개 딜의 12시간 매출은 1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타임세일을 두고 ‘파는 사람은 있지만 사는 사람은 없는 행사’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한다. 대대적인 홍보에 비해 막상 인기상품의 경우 물량이 부족해 구매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비판은 앞서 지난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당시에도 나왔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연이어 ‘한국형 블프’ 할인행사를 열고 ‘완판’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웠지만, 턱없이 적은 물량에 ‘선착순 경품 행사’라는 비판을 맞닥뜨려야 했다. 접속자 폭주에 따른 서버 이상도 고질병으로 지적됐다. 당시 위메프는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 반값 행사를 진행했다가 서버 장애로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커머스업계는 여전히 타임마케팅을 두고 ‘초특가 혜택’, ‘완판 행렬’이라는 자평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 정도는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낚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소비자 인식과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 확보, 투명한 정보 공개 등으로 신뢰를 쌓는 게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