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늦으면 승차권 또 구입 ‘장삿속’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수서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이 정기승차권 이용 시간을 제한해 서울 강남으로 출근하는 동탄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SR측은 “안전상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은 “이용 시간을 왜 제한하냐”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SR은 지난 8일부터 정기권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정 시간을 제외한 출퇴근 시간대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종전에는 정기권을 구매하게 되면 자유롭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지정 열차의 1시간 전후로만 가능하다.
앞서 SR은 SRT가 개통된 지난 2016년 12월부터 국토교통부와 함께 수도권 통근 편의를 위해 수서역과 동탄역을 오가는 출퇴근 전용열차를 운행해왔다. 이 열차는 출퇴근 시간에 맞춰 각 1회씩 운행했고 전용열차에 한해 편도 3000원의 요금을 받았다.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 개통이 늦어지면서 2017년 4월부터 출퇴근 전용열차를 폐지하고 정기권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한달 정기권을 구매할 경우 일반 티켓의 50%까지 할인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8일부터 안전상 문제를 이유로 정기권의 이용 시간 축소를 추진중이다.
SR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몰림 현상으로 인해 편성열차에 인원이 크게 늘었다”면서 “SRT는 지하철과 달리 시속 200km로 하중 문제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관련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SRT 열차로 출퇴근 하는 동탄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 잠실로 직장을 다니는 A씨(동탄2신도시 거주)는 “현재 출근길 마지막 SRT는 동탄역에서 8시 5분에 출발하는데 좌석과 복도, 객차를 잇는 통로까지 사람들로 가득차 숨쉬기 힘들때가 종종 있다”며 “늦게 퇴근할 경우 승차권을 또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SR의 장삿속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SR 관계자는 “정기권 이용시간 제한이 동탄 시민들에게는 혜택 축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화성시,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열차 증차 등의 물리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