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도 ‘가심비’… 덩치 작으면 안 팔린다
상태바
차에도 ‘가심비’… 덩치 작으면 안 팔린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1.22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경차 판매량 전년比 8.3%↓… 최근 4년간 급격히 감소
그랜저·싼타페 1·2위… 수입차, 벤츠 E클래스 중심 역대 판매
현대차 그랜저. 사진=현대차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가성비를 넘어 자동차에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바람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큰 차·SUV·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국산 경차은 물론 중형세단까지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준대형세단 그랜저와 SUV 싼타페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상위 판매모델 자리를 휩쓸었다. 이에 더해 수입차까지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판매량은 12만74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생애 첫 차 등에 힘입어 한때 20만대에 육박했던 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매년 줄고 있다. 경차 판매량은 2014년 18만6702대, 2015년 17만3418대, 2016년 17만3008대, 2017년 13만8895대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각 사의 대표 중형세단 판매도 부진하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작년 6만5846대 판매로 전년 동기에 비해 20.4% 감소했다. 르노삼성 SM6는 2만4800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37.0% 줄었다. 한국GM 말리부는 1만7052대 판매에 그치며 2017년보다 48.8% 급감했다. 이들 차량을 포함한 중형차 판매량은 17만787대로 15.4% 감소했다.

이 같은 경차·중형세단 판매 부진속에 대형세단은 그나마 선방했다. 지난해 대형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7% 감소했으나 SUV 다음 큰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존 대형차의 대표격인 그랜저는 지난해 11만3101대로 전년보다 14.4% 감소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도 지난해 6만1345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연간 6만대 판매를 넘어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SUV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판매량 5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 내수 시장에서 SUV 판매는 전년 대비 12.7% 증가하면서, 점유율 역시 역대 최고치(40.1%)를 기록했다.

이같이 작년 국내자동차 시장은 ‘큰 차’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수입차는 준대형세단 벤츠 E클래스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는 26만705대로 전년 동기(23만3088대)에 비해 11.8% 증가했다. 특히 벤츠 E클래스는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를 차지했다. 벤츠 E클래스의 지난해 판매량은 3만5539대로 2017년 대비 8.8% 증가했다.

E클래스의 경쟁모델 BMW 5시리즈는 ‘불 자동차’라는 오명에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억’ 소리나는 슈퍼카도 고공행진중이다.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포르쉐 등 슈퍼카 브랜드는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구매하는데 있어 가격이나 성능을 넘어 심리적 만족도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면서 “국민차로 자리잡은 그랜저를 비롯해 SUV도 갈수록 덩치를 키우고 있다. 수입차도 시장점유율이 16%를 넘어서며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등 ‘하차감’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