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왜 경쟁업체 ‘비방광고’하고 망신만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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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왜 경쟁업체 ‘비방광고’하고 망신만 당하나
  • 변주리 기자
  • 승인 2011.11.29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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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D TV에 이어 이번엔 정수기 광고 비난 여론에 꼬리내려

[매일일보 변주리 기자] LG전자가 경쟁 업체를 자극하는 잇따른 도발 광고로 업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3D TV’ 해외시장에서 업계1위인 삼성전자와의 ‘비교광고’로 논란을 일으켰던 LG전자가 이번엔 도발적인 정수기 광고로 정수기 업계의 선두주자 웅진코웨이의 신경을 건드렸다. 

‘정수기’ 광고 카피로 웅진코웨이와 연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던 LG전자는 최근 문제가 된 광고 카피를 바꾸며 결국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도발 광고로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LG전자가 대기업으로서 귀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V 비교 광고 이어 정수기 광고에 비난 직면
지나친 비방 광고로 ‘눈살’…결국 광고 중단

▲ 논란이 된 LG전자의 헬스케어 정수기 '씻는 물'과 '노는 물' 편.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물’ 시장 공략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선보인 ‘헬스케어 정수기’의 새 광고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의 이번 광고 개편은 11월 초부터 전파를 탄 일명 ‘씻는 물’과 ‘노는 물’ 광고편의 광고 카피 수정에 따른 것으로, 해당 광고가 시작된 지 약 2~3주 만에 새롭게 개편하는 것이다.

그동안 LG전자는 ‘씻는 물’과 ‘노는 물’편에서 ‘플라스틱 수조로 받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입니다’와 ‘약품살균한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노는 물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내보내왔다.

이번엔 ‘먹는 수돗물’ 핑계?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광고 개편은 광고 카피가 수돗물에 대한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 이루어 진 것”이라고 밝혔다. ‘헬스케어 정수기’ 광고 문구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되는 물”이라고 지속적으로 홍보해 온 정부의 방침에 오해를 줄 수 있어 이를 수정했다는 얘기다.

반면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광고에 대한 타 업체들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타 정수기 업체들은 LG전자가 정수기에 대한 ‘허위·비방’ 목적으로 해당 광고 카피를 내보내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특히 정수기 시장의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는 지난 주 초 “스탠리스 소재와 전기분해 살균을 강조한 LG전자의 해당광고가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비방광고”라며 광고 중지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두 업체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우리는 탱크 속 내용물이 얼마나 깨끗한지와 관련해 더 까다로운 해외 인증을 받았지만 LG전자는 국내 인증밖에 없다”며 “탱크의 소재는 깨끗함을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탱크의 소재가 플라스틱 소재냐 스탠리스 소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탱크 속 내용물이 얼마나 더 깨끗한지가 정수기의 안전성을 인정받는 기준인 만큼 LG전자의 해당 광고는 허위성 비방보도라는 것이다.

정수기공업협동조합도 최근 LG전자에 비방광고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LG전자측은 이번 광고 개편이 타 업체들의 반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가 (우리 광고를 보고) 찔리는 것이 있으니까 하는 얘기”라며 “타 업체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는 전혀 별도의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LG전자측이 (광고를 내보낸 지 몇 주만에 바꾸려다 보니) ‘수돗물’이라는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낸 것”이라며 “조합측에서도 제재가 간만큼 광고를 바꾸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과(?) 있는 LG전자, 업계 ‘눈총’

이번 정수기 광고 논란으로 LG전자의 ‘마케팅 전략’도 도마 위에 올랐다. LG전자가 경쟁사 제품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방한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8월 ‘3D TV’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미국 유력 일간지인 USA투데이에 ‘소니 그리고 삼성!, 무거우면서, 배터리가 있고, 왼쪽과 오른쪽 신호를 맞춰야 하는 안경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 달라’는 인쇄 광고를 내보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LG전자는 ‘이봐 소니와 삼성, 2D TV나 만들지 그래?’라는 도발적인 광고 카피를 담은 전면 인쇄 광고를 USA투데이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온라인판)에 실었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2009년 초 정수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LG전자는 당시에도 비방광고로 업계의 눈총을 산바 있다”며 “TV 광고도 그렇고 LG전자가 치사한 방법을 사용한 광고는 많이 포착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출에 효과를 보는 것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웅진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5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정수기 시장에선 2, 3위 간의 싸움이 치열하지만, ‘이과수 얼음정수기’라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청호나이스(약 10%) 등 타 정수기 업체에 LG전자가 크게 뒤처져(LG전자 약 5%)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후발주자로서 아무래도 임팩트가 강한 마케팅 전략을 찾다보니 기존 제품을 부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것 같다”며 “귀감이 돼야 하는 큰 기업이 그런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 효과를 보기는커녕 기업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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