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경쟁 치열 예상…5대 지주, 몸집 불리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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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경쟁 치열 예상…5대 지주, 몸집 불리기 본격화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01.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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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1등 금융그룹 도전장…非은행 확대로 종합금융그룹 위상 신경전
(왼쪽부터)KB·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지주.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4년 2개월 만에 금융지주 체제로 복귀하면서 ‘1등 종합금융그룹’ 타이틀을 둘러싸고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 리딩금융 도전장…하나금융 추월 가시권

21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4일 지주 출범식에서 “2∼3년 이내에 1등에 올라서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분야로는 증권과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이 꼽힌다. 이들 분야는 손 회장이 출범식 때 M&A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을 위해 언급한 곳이다. 

손 회장은 “처음 1년은 자본비율 계산에 있어서 규모가 작은 것부터 M&A를 하겠다”면서 “우선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저축은행 정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는 증권이다. 증권사는 규모가 제법 큰 곳이 많아 어느 증권사를 사들이냐에 따라 순위 변동이 있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손 회장은 “규모가 있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직접 인수가 어려울 경우 다른 곳과 함께 참여할 수도 있다. 일정 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자본비율이 커지면 그때 인수하는 방법으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견급 이상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 한국투자, KB, 삼성, 메리츠종금, 신한금융투자, 대신,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삼성증권을 꼽는다. 삼성증권이 과거 매각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 바 있고, 우리은행과 복합점포를 내는 등 그동안 양사가 긴밀하게 협업을 해온 점이 그 배경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으로는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전력을 감안하면 삼성증권 정도가 돼야 성에 찰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우리금융이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한 뒤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시나리오도 대안으로 나온다. 앞서 지주 출범 전인 지난해 우리은행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있고, 현재도 중소형 증권사 인수 검토설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어느 길로 가든 우리금융이 곧 하나금융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자산규모가 지난해 9월말 현재 329조8000억원으로, KB금융(477조7000억원), 신한금융(457조7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지만 하나금융(381조9000억원)은 가시권에 있어서다.

즉 우리금융이 계획대로 중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면 하나금융을 자산규모 면에서 넘어설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우리금융이 1조9034억원으로 하나금융(1조8921억원)을 이미 앞섰다. 

◇KB-신한금융 M&A 경쟁 심화 예상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16일 금융위원회가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편입을 승인하면서 신한금융은 자산 규모에서 KB금융을 앞지르며 ‘리딩금융’에 바짝 다가섰다.

자산 규모로는 오렌지라이프를 합칠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490조529억원(지분율 고려 시)으로 KB금융 477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002억원(지분율 고려 시)으로 늘어 KB금융 2조8692억원과 격차(690억원)를 좁혔다. 

다만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사들이는 데에 2조3000억원을 썼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에 KB금융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손해보험·캐피탈 등의 금융계열사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산규모가 롯데카드 12조9000억원, 롯데손해보험 13조4000억원, 롯데캐피탈 7조5000억원으로 제법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즈 간 비은행 부분 확대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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