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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급진적 탈원전이 능사가 아니다
이동욱 건설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최근 현 정부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이 정치계에서 재점화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탈원전’ 정책을 들고 나온 문재인 대통령에 반해 4선 중진인 송영길 의원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논쟁의 불을 지핀 것.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빈국’이다.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할 만큼 석탄·석유 등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

특히, 폭염이 시작될 때마다 전기요금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폭염과 원전이 무슨 상관일까 만은 지난해 7월 폭염이 시작되면서 전력수요는 가파르게 치솟아 최대전력이 9247만8000kW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예비전력은 709만2000kW, 예비율은 7.7%로 떨어졌다. 

당시 수도권의 공동주택단지 곳곳에서는 정전사태가 빗발쳤고, 결국 정부는 급증하는 전력소비 탓에 ‘부분 전력순환’을 지시한 바 있다. 하·동절기 전력수급 불안정은 매해 대두되며 블랙아웃(대정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다 주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지는 몰라도 여름이 세 달만 지속되는 까닭에 전기요금 한시 인하 요구나 부족한 전력수급에 대한 각계각층의 요청은 여름이 끝나기 무섭게 이렇다 할 해결책 없이 묻히고 있다.

탈원전을 추진한 대만의 경우, 전력 예비율은 15%에서 지난해 여름 1.7%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사안을 급속도로 밀어붙인 후폭풍을 제대로 배운 셈이다. 

우리나라 역시, 안전점검 강화로 원전 10기가 가동을 멈춘 지난해 겨울. 기록적인 한파에 난방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력예비율이 급감했다.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정부는 기업들에게 전력 사용 감축을 요청하는 ‘급전지시’를 8번이나 발동했다.

원전 1기의 전기 생산량은 1400㎿(메가와트) 규모다. 풍력발전기의 출력은 약 2MW인데, 원전을 대체하려면 700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동률이 20%밖에 되지 않아 원전에 견주려면 4.5배를 곱해 3150대가 필요하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근간이 되기엔 부족한데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를 차지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맞추려 하니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으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은 분명하다. 원전은 효율이 높다고 하지만 폐기 과정이나 사고 때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보듯 피해가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러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당분간 공존할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는 효율이 낮고 공급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원전 확대를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가, 신재생에너지는 발전·효율 확보를 위한 기술이 필수다. 급진적인 ‘탈원전’이 아닌 원전 가동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이동욱 기자  dongcshot@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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