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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타벅스법’이 근본 대책일까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갑질’에나 따라붙는 상생안이 스타벅스에도 요구되고 있다. 18년 만에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스타벅스의 공격 출점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는 스타벅스 입점에 제한을 둘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일명 ‘스타벅스법’을 국회에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상권에 스타벅스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인근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스타벅스의 출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최근 거리 제한 규제 논리가 타 프랜차이즈 업종으로도 번지고 있는 가운데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스타벅스가 대표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스타벅스는 커피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영업이익 1000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등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성장은 출점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경쟁자들의 주장이다. 그동안 토종 브랜드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성장이 더뎠지만 그 사이 100% 직영 체제인 스타벅스는 무차별적으로 점포를 늘려왔다는 것이다. 중소 커피브랜드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는 업계 2위 투썸플레이스와도 상당한 격차를 벌려놨다. 그야말로 이들 입장에선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역차별 논란을 제기할 만하다.

하지만 공격 출점으로만 스타벅스가 독주체제를 일궜다고는 단언하긴 어렵다. 토종 대표 커피브랜드였던 카페베네는 한때 매장 수가 1000여개에 이르렀지만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기업 회생 절차까지 밟았다. 시장 경쟁 심화와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가맹점 사업에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벅스는 100% 직영 체제를 바탕으로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택한 사업 전략이다. 실제 한국스타벅스는 별 적립을 통한 쿠폰 제공 등의 단순 혜택을 넘어 모바일앱으로 미리 주문한 뒤 매장에서 음료를 받을 수 있는 ‘사이렌오더’, 드라이브 스루 매장 자동결제 서비스 등을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개발했다.

스타벅스법을 제정하기 이전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관해서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스타벅스 측은 상권 분석 후 골목이 아닌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대로변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직영 체제에 가맹 사업 논리를 댄다는 점에서도 무리가 있다. 애초에 출점 제한은 가맹 본사와 점주 간 상생 차원에서 논의된 규제다. 본사가 배를 불리기 위해 가맹점을 무리하게 내주면 기존 점주의 생존권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입장에선 경쟁력이었던 직영 사업이 독으로 돌아온 셈이다. 국회 등으로부터 상생안을 요구받는 상황이지만 누구와 상생을 해야 할지도 애매한 입장이다. 제과업의 경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지만 동네 영세 빵집은 여전히 고단하다. 때로는 시장에 제동을 거는 규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소 자영업자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워주는 방안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지예 기자  ahnjy@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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