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폭탄에 흔들리는 강남 4구 전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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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폭탄에 흔들리는 강남 4구 전세시장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1.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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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송파·강남구, 상반기 중 약세 그칠 듯
강동구, 하반기로 갈수록 악화 가능성 높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강남4구 전세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헬리오시티’의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1만 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가 강남권 전세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헬리오시티’ 입주로 송파구 전셋값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송파구에서 촉발된 전셋값 약세는 인근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지에서는 입주가 마무리되는 3월까지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KB부동산 리브온 주간 전세가격변동률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0.08%을 기록했다. 강남4구 가운데 지난달 내내 보합세를 기록했던 서초구가 하락세로 돌아서 강남4구 모두가 하락세로 돌아서게 됐다.

강남 4구 중 가장 하락폭이 큰 곳은 송파구로 0.39% 떨어졌다. 이어 강동구(-22%), 강남구(-0.10%), 서초구(-0.02%) 순으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겨울철 부동산 비수기와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서울 전세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남 4구의 전세시장이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헬리오시티’의 영향이 크다. 새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기존 아파트 전셋값도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지난해 7월 7억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5억원대까지 주저 앉았다. 임대를 통해 잔금을 치루려는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전세 급매물을 내놓은데 따른 영향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의 경우 헬리오시티의 입주지정일이 종료되는 4월 1일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질 전망”이라며 “재건축 추진 중인 단지들의 이주가 연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1230가구), ‘크로바’아파트(120가구) 등의 이주가 연내 진행될 수 있어 이들 단지들의 이주가 전셋값 변동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입주가 일정기간 집중되면 전셋값 하락은 막을 수 없지만 입주 완료가 임박해지거나 완료하고 나면 전셋값은 조금씩 회복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강남4구는 올해도 입주 예정 물량이 많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에서 총 1만6094가구(임대포함·오피스텔 제외)가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만5889가구 대비 1.3%, 2017년 1만156가구 대비 58.5% 증가한 수준이다.

구별로는 강동구가 1만105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한다. 이어서 강남구가 3277가구, 송파구 992가구, 서초구 773가구 순이다.

1만가구 넘는 물량이 입주하는 강동구는 하반기로 갈수록 전세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1900가구를 시작으로 9월 4932가구의 ‘고덕 그라시움’ 등 고덕지구 일대 위주로 많은 입주 물량이 집중돼 있다.

강남구는 상반기(2월), 하반기(8월)에 각각 1개 단지 씩 입주 예정이며 서초구는 대규모 입주 단지가 없는 상황이라 봄을 지나면 다시 보합 또는 상승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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