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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시가격 인상을 보는 두 개의 시선
송경남 건설사회부장

[매일일보 송경남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공시가격 인상이다. 정부가 25일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를 두고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사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시가격 인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주택소유자들이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인상폭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건 일부 상류층이지, 일반 서민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은 토지의 가격인 공시지가와 토지와 건물(주택)을 합한 주택공시가격으로 나뉜다. 또 단독주택은 표준주택가격과 개별주택가격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가격으로 구분된다. 공시 주체와 평가방법, 절차는 차이가 있지만 이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매년 6월 1일 기준 소유자에게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부과된다. 상속·증여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도 공시가격 영향을 받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20%가량 오를 전망이다. 강남구가 42.8%로 가장 많이 오르고, 용산·마포·서초구 등도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불평등한 조세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현재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아파트(70% 수준)보다 현저히 낮다. 실거래가가 7억원으로 같아도 공시가격은 아파트가 5억원, 단독주택이 2억원 수준이다 보니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더 낸다.

정부는 이 같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지난 1일 표준 단독주택 22만 가구에 대한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그러자 공시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심하다. 실제 공시가격이 50%에서 많게는 200%까지 뛴 단독주택이 몰린 서초·강남·종로·동작·성동·마포구 등 6개 구청 관계자들은 얼마 전 국토부를 항의방문 했다. 여기에 덧붙여 그동안의 시세반영률을 ‘주먹구구’로 치부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인상률 수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민단체들은 공시가격 현실화를 환영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의 환수 없이는 뛰는 집값과 부동산 소유 편중 심화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 85%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정부를 압박한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는 국민 개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금을 더 내는 입장이라면 ‘억울하다’고 할 것이고, 반대 입장이라면 ‘부자들이 엄살 피운다’라고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연기자는 방송에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본인 명의 재산세 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44%, 약 867만4000세대가 무주택자다. 무주택자들은 지금의 공시가격 인상 논란을 어떻게 볼까?

대다수 국민들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세상을 본다. 바라건대 공시가격 인상을 보는 두 개의 시선으로 인해 계층 간 갈등이 확대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송경남 기자  recit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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