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외교위원장, 국회 외교사절단에 “2차 북미정상회담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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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외교위원장, 국회 외교사절단에 “2차 북미정상회담 회의적”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1.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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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대북 강경론자 하원 외교위원장에 / 설득 나선 韓의원과 만남서 첫마디부터 '까칠'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걸(뉴욕) 하원 외교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에서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과 간담회를 하고 한반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국 하원 엘리엇 엥겔 하원위원장이 13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에서 그를 찾은 국회 외교사절단에게 북한에 대한 노골적 불신을 드러내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중간선거 승리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북미 협상에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회 사절단은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지만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 두고 '퍼주기' 비판

연합뉴스에 따르면, 엥겔 위원장은 이날 저녁 뉴욕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과의 간담회에서 "내가 우려하는 부분들은 그동안 북한 지도자들이 무엇을 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결국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실천하지 않는 상황에서 1대 1 북미회담은 북한에 주는 것밖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데 진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했다.

엥겔 위원장은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미 동맹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그는 "한미 관계는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아주 중요한 관계다. 우리는 한국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조정해왔다"며 "과연 지금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니면 혼자서 결정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당시 (회담장에) 북한과 미국 깃발이 있었는데 한국 깃발이 없었던 게 유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절단을 향해 현재의 북미 또는 한미 관계에 만족하느냐고 거듭 반문했다고 한다.

▮ 박영선 "엥겔 첫마디도 까칠했다"

사절단을 이끌고 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워싱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 의원은 엥겔 위원장을 만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엥겔 위원장에 대해 "그는 현재 트럼프 저격수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까칠하다. 북한 정권을 믿지 않는다"며 "엥겔은 약속시간보다 8분 늦게 도착했다. 그의 첫마디 역시 까칠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 의원은 "그에게 '미국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는데 용기를 갖도록 일정 부분 당근을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물론 북한도 완전한 비핵화 이행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겠다'고 당근 이야기를 꺼냈는데 엥겔 위원장의 표정이 굳어지지 않았다"며 엥겔 위원장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민주당 하원 장악으로 북미협상 암운

엥겔 위원장은 외교위원장이 되기 이전부터 대북 회의론자로 유명했다. 그는 지난 연말 미국의소리(VOA)에 "개인적으로 북한 정권 교체가 북한 주민을 위한 최선으로 본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런 그를 민주당이 하원 외교위원장에 앉힌 것은 민주당의 대북 인식이 어떤 지를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그는 하원이 개원한 지난 3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두고는 "북한 관련 진전에 대한 이 행정부의 '쾌활한 레토릭'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비핵화에 대해 헌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방식으로 비핵화에 헌신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미 협상 책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청문회에 세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협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대변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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