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갈등 키우지 말라” 민주당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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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갈등 키우지 말라” 민주당 발끈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1.11.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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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야기 당사자가 할 말이냐…참으로 황당하고 부도덕한 정권”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전 열린 한미FTA 관련 긴급 관계장관 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지금 예측 불허”라며 “이제 더 이상 갈등 키우는 건 국가나 개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민주당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쿠데타를 사실상 조종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당사자들이 거꾸로 ‘갈등을 키우지 말라’니 참으로 황당하고 부도덕한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전날 청와대가 밝힌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한·미FTA가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언급한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세계경제보다도 우리 서민 경제와 농민들의 민생문제가 더 위기라는 것을 청와대는 정작 모르느냐”며, “불법적인 절차라도 FTA만 통과되면 민생경제는 파탄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더욱이 헌정사상 유례없이 언론 취재까지 철저하게 막으며 ‘비공개’ 날치기로 의회민주주의를 무참히 짓밟는 야만적 의회 폭거와 정치 쿠데타를 벌여놓고 어떻게 이처럼 당당할 수 있는지 그 뻔뻔스러움이 놀라울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정작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고 힐난한 이 대변인은 “도대체 누가 갈등을 키우고 있으며 누가 국가의 이익을 망치고 있는데, 적반하장으로 국민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 폭거를 사주해 놓고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고 협박하는 청와대의 후안무치함은 국민의 끓는 분노와 원성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허수아비로 만들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또한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ISD 조항을 폐기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FTA’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민주당은 오늘 대통령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한나라당의 의회 쿠데타에 대한 무효투쟁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회가 존중받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공식입장’ 브리핑을 통해 “그간 한·미 FTA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또한 오랫동안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애써온 의원 여러분께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부는 그동안 국회논의과정에서 제기됐던 농민대책과 중소상공인대책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물론 우리 농민과 중소상공인의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지속적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내년도 예상되는 세계 경제 어려움 속에서 한·미 FTA 가 우리경제를 활력을 회복하고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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