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號 출범으로 수혜 입을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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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號 출범으로 수혜 입을 기업은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7.12.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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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법 완화’ 수혜 삼성, 사돈기업 효성·한국타이어 주목

이 당선자 몸담았던 현대家 적잖은 영향 기대
기업들 공식 반응 자제, 경제 활성화 주문

[매일일보닷컴] 말 많고 탈 많았던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면서 정·관· 재계가 이 당선자의 향후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내 ‘경제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걸며, 친 기업 정책을 표방해온 터라 그만큼 재계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기업들은 이 후보의 당선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 완화로 인한 투자활성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 이런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 후보의 당선에 따라 직, 간접적 영향을 받을 기업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과거 CEO로 재직했던 현대그룹을 비롯해 사돈관계에 있는 한국타이어와 효성, 이 당선자의 형인 이상득씨가 계열사 사장을 지냈던 코오롱까지 적지 않은 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당선자가 ‘금산분리 완화’를 주요 경제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금산분리 폐지’가 절실한 삼성그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기업의 투자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면서 “반시장적·반기업적 분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중소기업인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 투자 분위기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구체적 접촉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기업 정책을 강하게 표방하고 있는 이 후보의 당선에 따라 기업들은 내심 긍정적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학맥, 혼맥 등 이 당선자와 다양한 인연으로 얽혀있는 기업들을 분석하며 분주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특히 현대, 삼성,LG,SK 등 4대 그룹 외에도 이 당선자의 사돈관계인 효성, 한국타이어 등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범 현대가 관심 고조…현대중공업 긍정적 영향 분석

▲ 대선 막판에 이명박 당선자와 손을 잡고 힘을 실어준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사진=뉴시스
4대그룹 가운데는 현대·기아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家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당선자가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의 CEO출신으로, 오늘날의 ‘이명박 신화’를 만들어준 밑바탕이 바로 현대에 있기 때문에 유독 주목받는 것이다.

특히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누구보다 이 후보의 당선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대선 막판에 정 의원이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이 후보 대세론을 굳히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오일뱅크 등 굵직한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차분한 반응 속에서도 이 후보 당선이 ‘得’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일하기 좋은 기업환경 조성’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감 외에 별다른 공식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된 정몽구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런 행보를 하고 있는 것.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이 후보의 당선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 후보가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이 대북경협에 다소 보수적일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환경이 좋아지고 이에 따라 대북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범 현대가에는 또 이 당선자의 출신학교인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출신들이 유난히 많다.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 사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이 당선자와 학맥으로 연결돼 있다.

금산법 완화 삼성에 유리, 비자금 특검 수위도 주목

삼성그룹 역시 이 후보의 당선이 내심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금산법,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에 대한 ‘완화’를 주장해온 이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따라 긍정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자금 특검’으로 삼성이 최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지만, 재계에서는 이 후보의 당선으로 삼성 비자금 특검 수위 역시 낮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당선자가 비자금 특검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더라도, 반기업정서 완화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등을 강조한 만큼 특검 강도가 완화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삼성과 이 당선자는 여러 가지 인연으로 얽혀 있기도 하다. 삼성 출신의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과 지승림 전 구조본부 홍보팀 부사장 등이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로 활동했고, 이 당선자의 첫째 사위는 삼성화재 법무팀 임원으로 근무 중이기도 하다.

LG그룹도 긍정적 효과가 많은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김대중 정부시절 정치논리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현대(현 하이닉스)에 넘겨준 LG는 그동안 구본무 회장이 공공연하게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지만, 차기 정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는 하이닉스 인수 추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재계는 LG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LG는 또 이 당선자와 혼맥으로도 연결돼 있다.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맏딸이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의 아들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과 결혼했다. 

4대 그룹 가운데 이 당선자와 연결고리가 약한 곳은 SK그룹. 다만 최태원 SK 회장이 이 당선자의 고려대 후배라는 점과 먼 혼맥으로 이어져있다는 점 등은 SK 역시도 이 후보의 당선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대목. SK그룹은 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예측가능한 정책과 규제철폐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등에 대한 짤막한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사돈관계 효성, 한국타이어 등 수혜 기대

이 당선자의 사돈기업인 효성과 한국타이어에도 재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 당선자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는 이미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타이어는 증권가에서 ‘이명박주’의 대표주자로 분류되기도 했고, 조 부사장은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됐다는 범여권의 공격을 받는 등 대선 기간 내내 온갖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때문인지 한국타이어는 이 후보의 당선에 일체 언급을 피하며 조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시 사돈관계에 있는 효성은 일부 언론을 통해 “우리는 이 당선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세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눈치. 그러나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조현범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형으로 이 후보의 당선을 누구보다 환영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석래 회장은 올 해 7월 제주도에서 열린 기업인 포럼에서 “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해, ‘이명박 감싸기’라는 거센 비난을 듣기도 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 당선자와 직접적 관계가 없지만, 향후 이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신격호 회장의 ‘평생의 꿈’이자 그룹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개발 가능성이 이 후보 당선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신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 높이 555M, 112층의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10년이 넘도록 터파기만 계속하다, 지난 7월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가 ‘안전’ 문제로 반대를 해 온 공군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에 초고층 빌딩을 지을 필요가 있다”면서 제2롯데월드 건립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또 지난 8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도 “(제2롯데월드)는 당연히 지어야 한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초고층 빌딩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고 강조해 롯데 입장에서는 차기 정권에서 다시 한번 건립 추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지상고, 고려대 학맥들도 재계 두루 분포

이 당선자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와 고려대 경영학과(61학번) 출신 재계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대봉 대아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성욱 하이닉스 반도체 부사장, 석경오 현대중공업 전무,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동지상고를 나왔다.

고려대 경영학과 인맥을 훨씬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두 사람은 평소에도 이 당선자가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만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김윤 삼양사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도 이 당선자와 고려대 경영학과 학맥으로 맺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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