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몰카’ 불안에 대책 마련 비상…“학생들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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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몰카’ 불안에 대책 마련 비상…“학생들이 떨고 있다”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12.20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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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차원 인원·장비로 예방 힘들어
각 대학, 외부인 출입통제·순찰 강화
지난 10월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학생들이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화장실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과 여대에서 20대 남성이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는 사건 등이 일어나면서 대학가에서 성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각 대학들은 외부인 출입통제와 몰래카메라 탐지, 학생 순찰 활동 등 보안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20대 남성이 알몸으로 캠퍼스를 누비며 음란행위를 한 사건이 벌어진 동덕여대는 사건 이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외부인 출입규정을 신설했다. 모든 건물에 학생증을 찍어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카드리더기를 설치했고 모든 건물과 각층에 설치된 CCTV를 볼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8월 학내 남자 화장실에 불법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인터넷 한 사이트의 게시글과 관련해 게시자를 경찰서에 고발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측은 이 사건 이후로 불법촬영물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전파를 탐지해 수신기의 위치까지 찾아내는 ‘전파 탐지기’ 3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동국대 역시 올해 2월 2006년 교내 화장실에서 찍힌 불법촬영 영상이 음란물사이트 등에 유포되고 지난 5월에는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던 남성이 붙잡히면서 총학생회 등 학생단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동국대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학생회에서 300개 정도인 교내 화장실과 근처 가게들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영상물 같은 경우도 언제 어떻게 올라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불법촬영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지자 대학마다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범죄가 우려되는 공간에 대해 CCTV 설치와 보안시스템 도입 등을 늘리는 추세다. 또 학생들 스스로 자체 방범 활동에 나서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최근 서울캠퍼스 후문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범죄 예방에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보냈다. 이 메시지에는 성범죄자의 실거주지를 포함한 신상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안내 등도 포함됐다.

또 덕성여대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외부인의 출입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건국대도 모든 건물에 보안시스템을 도입해 연구실이나 실험실 등을 제외한 일반 강의실에 대해서는 건물 관리자가 야간 출입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권 사립대학 한 관계자는 “학기중 강의실은 낮에 대부분 수업이 연이어 있어 수많은 학생들이 출입해 외부인에 대한 출입을 따로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넓은 캠퍼스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는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CCTV를 확충하고 각 건물마다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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