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고 꺼지고 …지하 인프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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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고 꺼지고 …지하 인프라 ‘위험’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12.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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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문제 지적에도 늦장 대응…예고된 인재(人災)
“노후 시설물 처리 대책·장기적 마스터플랜 마련 必”
지난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들이 함몰된 도로에 추락한 차량을 견인하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허술한 지하 인프라 관리로 섭씨 100도의 뜨거운 물과 증기가 도로로 뿜어 나오는가 하면, 누수로 상하수도 주변 토양이 쓸려나가 땅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이에 지하 인프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온수관) 누수 참사를 계기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온수관 2164㎞ 가운데 20년 이상된 686㎞(32%)를 대상으로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203곳에서 이상 징후(평균 온도보다 3도 이상 높은 경우)가 발견됐다. 이 중 지열 차가 커 사고 발생 가능성을 보인 지점은 16곳으로 경기 고양시, 성남 분당구, 서울 강남구 등 수도권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 사고는 ‘예고된 인재(人災)’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2014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지역난방공사가 1997년 이전에 설치한 열배관(난방·온수 공급용 배관)에서 배관 연결부 보온자제 결함이 확인된 바 있어서다. 당시 기준으로 1997년 이전에 설치한 열배관은 전체의 29%나 됐다. 실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 고양·분당, 서울 강남 등에서 열배관 자체시설 사고 15건이 발생했는데, 모두 이번 사고 구간과 같은 1997년 이전에 설치된 배관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또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 사고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연 평균 916건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전체 싱크홀 발생건수의 78%(3581건)이 서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홀 발생 원인은 하수관 손상이 66%(3027건)으로 가장 많고 관로 공사 등으로 인한 싱크홀 발생이 31%(1434건), 상수관 손상이 3%(119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질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처럼 노후 시설물 처리 대책을 면밀히 세우고,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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