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살아나는 ‘신흥국’…다시 손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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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살아나는 ‘신흥국’…다시 손대볼까?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8.12.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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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조정…‘달러화·현지통화 채권’ 투자기회 될 수 있어”

[매일일보 이화섭 기자] 올 들어 G2(미국·중국)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신흥국 경계심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신흥국 증시 불확실성이 일부 축소되면서 다시 낙관적인 시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글로벌 경기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경제성장률과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등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인도 센섹스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1.1포인트(1.02%) 오른 35,67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와 베트남 VN지수는 각각 10.9포인트(0.18%), 3.8포인트(0.39%) 상승한 6126.4, 95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선, 신흥국 가운데 인도가 눈에 띈다. 인구 13억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중국의 70% 수준인 노동비용, 전체 수출에서 70%에 달하는 상품 비중 등을 바탕으로 올해 7%대 높은 경제성장률 달성과 모디 정부의 ‘Make in India’에 따른 제조업 육성정책으로 외국기업의 진출이 용이해져 외국 제조업체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지난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G2간 무역분쟁 완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신흥국을 바라보는 관점이 개별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성장성’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한 인도증시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크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개선된 대내외 환경과 안정적 경제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수익률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 들어 채권시장은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상승과 인프라 투자 지속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확대는 쌍둥이 적자 우려로 이어지며 대외개방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전히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나 불확실성으로 인한 가격조정이 오히려 달러화 채권 및 현지통화 채권의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에이션에서의 투자는 캐리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인도네시아 대선을 앞둔 내년 1분기 대외변수 노출에 따른 금리상승시에는 캐리와 자본차익을 노린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역시 신흥국 가운데 돋보이는 국가다. 특히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WTTC(세계여행관광협회)에 따르면 오는 2028년 베트남 방문 외국인 여행객 수는 1367만명이 넘을 것이며, 외국인 여행객의 지출액 역시 매년 6.4% 증가해 2028년에는 398조동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 신흥국 불확실성을 높이는 여러 대외변수가 아직 남아있으나 일부 신흥국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과 내부적 호재에 따라 내년 상반기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미국은 정책 효과 소멸에 따른 미국 GDP(국내 총 생산) 성장률 둔화와 기업이익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만큼, 단기적으로 미국주식 선호도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일본과 아시아 신흥국의 상대적 성과가 양호할 전망”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은 위안화 약세 압력을 완화시킴으로써 중국 부채위험에 대한 심리를 일시적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정부는 인프라투자와 소비촉진 등의 재정정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월 이후 유가 급락으로 원유 수입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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